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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당력을 집중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집권 여당 대표답게 민생 정책을 앞세운 ‘일하는 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동시에 여당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아온 중도층과 청년층 표심까지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내년 1월 1일 금투세가 시행되는 일이 없다는 점에 서로 미리 합의하고 그 결정을 공표하는 것이 국민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고 시간을 끌 일도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회의 직후 국회에서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주최로 열린 금투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는 금투세는 폐지돼야 한다”며 “금투세를 폐지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지금보다 더 늦지 않은 시점에 국민들에게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현장에는 한 대표 외에도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국민의힘은 올 6월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한 상태다.
한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22대 총선을 치르던 당시부터 금투세 폐지를 공언해왔다. 7·23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취임한 후 첫 지도부 회의에서도 민생 대책의 첫 과제로 금투세 폐지를 내걸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도 관련 주제로 담판을 지을 예정이었다. 한 대표는 이날에도 “민주당은 금투세를 ‘1% 부자들만을 겨냥한 세금이니 나머지 99%는 상관없다’고 한다”며 “하지만 민주당 주장대로 1% 대 99%의 문제라면 99%가 반대하는 게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야당 주장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한 대표가 연일 ‘금투세 폐지’에 공을 들이는 데는 조세저항이 강한 중도층과 재테크에 관심 많은 2030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청년들의 자산 증식이 과거와 달리 대부분 자본시장 투자에 많이 집중돼 있다”며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금투세를 방치할 경우 청년 목소리를 외면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금투세는 민주당 내에서도 시행 강행과 유예·보완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청년층의 눈치를 보느라 뚜렷한 입장을 낼 수 없는 야당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겠다는 게 한 대표의 노림수다.
23일 취임 한 달을 맞는 한 대표는 여러 잡음을 겪은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과의 불협화음으로 당내는 물론 당정 갈등 우려를 낳았지만 현역과 원외를 아우른 당 안팎 인사들과의 잇따른 소통으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기점으로 추가적인 민생 어젠다를 내놓으며 거대 야당에 맞서 정책 주도권을 잡을 방침이다. 특히 ‘격차 해소’를 자신의 간판 의제로 내세우고 있는 한 대표는 이날 “일과 가정의 양립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대상 연령을 현행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에서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로 확대하는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한동훈표 1호 특별위원회’인 격차해소특위는 이날 6선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하고 정책 발굴에 시동을 걸었다. 유의동 신임 여의도연구원장도 이날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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