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방송 KNN이 기업가이면서 지역 대표 독립운동가였던 백산 안희제 선생의 생애와 독립 운동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백산白山-의령에서 발해까지’는 백산 안희제 선생이 59년 생애 동안 끊임없이 시도했던 독립자금 공급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추적하는 탐사 저널리즘에 기반을 뒀다. 백산 선생은 부산·경남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한국 최대 기업인 ‘백산무역’을 경영했던 기업가였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자금책으로 백산무역을 운영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영화는 1932년 백산이 세운 대규모 쌀 생산 농장이자 독립운동의 기지였던 만주 ‘발해농장’을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해 촬영해 최초로 입체화했다. 동시에 발해의 수도였던 ‘상경용천부’를 국내 최초로 드론 촬영하는 데 성공하면서 천 년 전 발해의 세력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중·일에 흩어져 있던 미공개 자료를 발굴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행적과 독립운동의 실체도 밝혀냈다. 제작진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일본과 중국의 ‘일본 신사록’, ‘만주국공보’, ‘영안현 조선족’ 등의 희귀 자료를 발굴해 발해농장과 부산시절 백산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복원했다”며 “특히 대표적 항일 비밀결사인 ‘대동청년단’의 실체를 밝혀 줄 기록을 확보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백산이 투옥되고 마지막으로 풀려났던 만주 경찰서를 찾아내 당시 투옥됐던 감옥의 모습을 복원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던 백산무역과 백산이 살았던 부산 자택도 최초로 고증해 냈다. 제작진은 당시 지도 10여 장을 확보해 그 가운데 유일하게 백산무역이 표기된 지도를 찾아냈고, 특히 이를 당시 부산항을 촬영했던 사진들과 결합하면서 백산의 활동 무대를 최초로 정밀하게 복원해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백산과 관련된 유품들, 올해 90세가 된 백산의 장손자 부부가 기억하는 백산에 대한 육성도 담겼다. 백산의 사진들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당시 백산의 모습을 정밀하게 복원해 낸 영상도 공개된다.
영화 ‘백산白山-의령에서 발해까지’ 시사회는 오는 26일 경남 의령 의병박물관, 29일 부산 영화의 전당, 내달 2일 경남 창원 롯데시네마, 4일 다시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30일 오후 5시50분 KNN에도 볼 수 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비행’(2013), ‘물의 기억’(2019), ‘무경계’(2023) 등을 연출하고 기후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제 ‘하나뿐인지구영상제’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있는 진재운 KNN 기자가 맡았다. 진재운 기자는 22일 미디어오늘에 “그동안 우리 사회는 주로 무장투쟁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는데, 백산 선생은 독립운동 자금줄을 공급하고 이를 위해 우리나라 최대 기업을 설립했다”며 “그 과정에서 언론을 설립하기도 했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진 기자는 “백산 선생은 독립을 염원하는 많은 기업가, 지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런 방법으로 독립할 수 있다’고 말하며 스스로 플랫폼이 됐다. 플랫폼을 통해 모은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라며 “엄혹한 시기에 이런 독립운동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사실과 함께 ‘우리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도 오히려 퇴행하고 있지 않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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