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되면서 한동훈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추진 문제에 다시 직면하게 됐다.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한 대표에게 채상병 특검법 관련 양자회담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방법론과 시기 등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한 대표는 이 대표와의 양자회담에 대해 받아들였다. 채상병 특검법보단 정책과 민생 의제 위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특검법 시기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보고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19일 여의도 소재 음식점에서 상임고문단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와 나는 이제 민생을 얘기할 것”이라며 “탄핵과 특검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민생 정책을 풀어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라는 건 공수처든 경찰이든 수사가 진행 중일 때 수사 결과를 보고 하는 게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을 내놓은 입장이다. 그는 제4차 전당대회 시작과 동시에 제3자 추천안을 내놨고 이에 대한 변동사항은 따로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내에선 관련 사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시기와 방법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민주적인 논의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확보돼야 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의 ‘10명 모으기 어려워 관련 법안을 발의하지 못하는 거 같다’는 것은 우리가 당론으로 정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는 (의원) 10명을 모으는 게 어렵냐. 자꾸 말만 하지 말고 법안을 발의하라”고 발언했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와 설득 과정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제3자 추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가 당선된 뒤에 발을 빼고 추가 조건을 덧붙이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할 거냐, 하지 않을 거냐”고 지적했다.
한 개혁신당 관계자 역시 19일 쿠키뉴스에 “한 대표가 새로운 특검법을 가져오면서 (임성근 전 사단장 관련) 제보 의혹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사건 본질에 맞지 않는 문제다. 아무래도 자신이 얘기한 게 있으니까 진행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하지 않으려고 머리를 많이 굴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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