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18 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와 또 다른 ‘미래권력’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10 총선 이후 넉 달여 만에 여야 대표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하는 정국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서 최종 85.4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77.7%의 득표율을 넘어선, 민주당 대표 선거 역대 최고 득표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당선을 축하드린다. 또 어제 대표회담 제의도 대단히 환영한다”며 “대표회담을 통해 여야가 미뤄지고 있는 여러 민생과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많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연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께서 여야 대표회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고 해 대표 비서실장에게 실무협의를 지시해놓은 상태”라며 “빠른 시간 내에 만나 민생문제, 정국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길 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양당 대표는 오는 25일 오후에 국회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재명 2기 지도부는 ‘찐명 경쟁’을 거친 이들로 꾸려진 만큼, 당분간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수락연설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채상병 특검법 논의를 위한 대표 회담을 제안하는 등 초반부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이에 한 대표는 ‘제보 공작’ 의혹까지 특검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을 역제안하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왔고,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내외 의견을 반영하여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의 민생 입법 주도권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종합부동산세 완화, 금투세 유예 등 감세에 동의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투세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것으로 민주당이 유지해 온 이념·정책적 기조과 거리가 멀다. 한 대표 역시 이달 초 국내 증시 폭락 당시 “금투세를 시행하면 1400만 개인 투자자가 피해볼 수 있다”며 민주당에 폐지를 압박했다. 두 대표 모두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민생·실용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측은 민생 정책은 물론 각종 정치 현안에서 중도층을 두고 대선 전초전 성격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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