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호텔에서 새벽 중 불곰 한 마리가 문을 열고 들어와 직원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북서부 칭하이성의 한 호텔 리셉션에 불곰이 침입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지난 5일 새벽 3시쯤 불곰 한 마리가 중국 호텔의 주차장을 배회하다가 문을 열고 호텔로 들어갔다. 이어 곰은 직원이 잠을 자고 있던 리셉션 뒤에 들어서고 먹이를 찾는 듯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깬 직원은 곰을 보고 놀라 몸을 일으키지만 차분하게 휴대폰을 챙겨 조용히 도망쳤다. 곰이 도망치는 직원의 뒷모습을 멀뚱히 쳐다보는 것으로 영상이 끝났다.
호텔 직원에 따르면 이 곰은 20분 넘게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아 헤맸다. 이어 2층 숙소로 올라갔다가 먹을 것을 발견하지 못하자 리셉션 뒤로 넘어갔다. 곰은 호텔을 돌아다니며 쌀국수와 콜라, 와인 등을 먹었을 뿐 사람을 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호텔 직원은 ‘목숨보다 휴대폰이 중요한 남자’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현지 매체 ‘신츄’와 인터뷰에서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휴대폰을 챙겼다”며 “관련 부서에서 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주기 바라는 마음에 온라인에 영상을 게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호텔 직원의 차분한 대처를 칭찬했다. 중국 앙광망(央?网)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곰을 만나면 침착함을 유지하고, 조용히 후퇴해야 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달리는 등 갑작스러운 행동은 하지마라”고 조언했다.
이 호텔에 불곰이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발 4700m 이상에 위치한 호텔은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종종 호텔 인근에서 불곰이 목격됐다.
호텔 직원은 “불곰이 최근들어 점점 호텔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몇 달 전부터는 매장까지 들어왔다. 호텔문이 유리로 되어있어 무섭다”고 호소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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