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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치솟으면서 국제시장에서 통용되는 골드바(표준 금괴)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 원)를 넘어섰다. 중동 위기 등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면서 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0.15% 하락해 트로이온스당 2504.28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앞서 16일 온스당 2504.28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5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금 가격은 역대 최고가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500달러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400온스(11.34㎏)로 제작되는 골드바 가격은 16일부터 개당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400온스 골드바는 세계 금 거래의 중심지인 영국의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지정한 국제 표준 규격으로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금 보유량을 채우는 데 주로 사용한다. 블룸버그는 “골드바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금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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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은 올 들어 2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이후 횡보하던 가격은 8월 초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금 가격은 통상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때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미국 기준금리가 떨어질 경우 달러 강세도 약해질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6월 말 106을 웃돌던 수준에서 이날 101.89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와 중동 전쟁 등 전 세계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도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FX프로의 선임마켓분석가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연준의 정책 전환 신호가 이번 금값 상승 랠리를 이끌고 있고 중동의 긴장 고조와 일부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 다양화 노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미 각국 중앙은행은 금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량은 2021년 연간 450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터진 2022년 1100톤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000톤에 이어 올해도 높은 수요가 이어져 상반기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량은 483톤으로 2021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수석경제학자인 토르스텐 슬뢰크는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에서 벗어나 보유 자산의 다각화 전략을 취하면서 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값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선으로 인한 정세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만 가격 전망을 놓고 견해는 나뉜다. 금 투자 정보 업체인 골드시크의 설립자인 피터 스피나는 내년 1분기까지 온스당 3000달러를, UBS의 분석가 조반니 슈타우노보는 연말까지 2600달러를 점쳤다. 반면 금융자산 중개 업체 트레이드네이션은 차익 실현 등의 영향으로 245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관건이다. 하이리지선물의 디렉터인 데이비드 메거는 “만약 연준이 (9월 FOMC 이전에)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지 않을 경우 금시장에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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