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계열사인 전자 상거래 기업 티몬, 위메프와 인터파크 커머스가 잇따라 기업회생 신청을 냈다. 세 사건은 모두 서울회생법원 2부에 배당이 돼 있다. 안병욱(사법연수원 26기) 서울회생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아 직접 재판하고 있다. 주심 판사는 양민호(31기) 부장판사와 김호춘(29기) 부장판사가 맡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티메프의 운명이 도산법 전문가인 법원장과 부장판사들이 배치된 서울회생법원 2부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2021년부터 법원장이 직접 재판… 부채 3000억원 이상 기업 사건 처리
서울회생법원은 법원장이 재판을 직접 맡는 ‘법원장 재판’을 지난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작년 취임 후 법원장 재판을 제안하기 전부터 서울회생법원이 앞장선 셈이다.
현재 안병욱 서울회생법원장은 법인회생 재판부 11개 중 1·2·3부 사건의 재판장을 맡고 있다. 이들 재판부에는 ‘부채액 3000억원 이상인 기업 사건이나 주요 사건’ 20여건이 배당돼 있다고 한다.
안 법원장은 법원 내에서 ‘도산법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을 먼저 따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2017년 서울회생법원이 개원할 때 부장판사로 합류했다. 이어 2021년 수석 부장판사로 보임됐고 작년에는 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안 법원장은 취임 이후 ▲에이치엔아이앤씨 ▲대우산업개발 ▲레이크힐스 ▲위니아전자 등 기업 회생 ㅅ하건을 담당했다. 에이치엔아이앤씨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지난 5월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사인 태초이앤씨에 인수됐다. 다른 기업들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상태다.
안 법원장이 재판장이 되는 1·2·3부의 주심 판사에는 부장판사들이 보임돼 있다. 주심 판사들은 대부분 법관이 된 지 20년이 넘어 민사·형사 합의부에서 재판장을 맡을 정도의 경력을 갖추고 있다. 또 서울회생법원의 전신인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출신 판사들이 부별로 한명씩 포진돼 있다. 1997년 신설된 파산부는 동양그룹, 한진해운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곳이다. 현재 1부 원용일(32기) 부장판사, 2부 양민호 부장판사, 3부 이여진(31기) 부장판사가 중앙지법 파산부 출신이다.
한 도산법 전문인 한 변호사는 “기업회생은 일반 민사 사건에 비해 특수한 분야이고 도산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법관이 맡는 게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좋다”고 했다.
◇서경환 前 회생법원장은 대법관으로 영전… 이종석 헌재소장도 파산부 출신
주요 기업 회생 사건을 다룬 판사들은 그 전문성을 인정 받아 법원 내 주요 요직으로 영전하는 사례가 많다. 서경환 대법관은 2021~2023년 서울회생법원장을 지낸 뒤 작년 7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서 대법관은 서울회생법원장 재임 중에 쌍용차 회생 사건의 재판장을 맡았다. 쌍용차는 2021년 4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2022년 8월 KG그룹에 인수됐다. 같은 해 11월 회생절차에서 졸업했다.
서 대법관은 서울회생법원에서 이스타항공 사건도 담당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 사태로 2021년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에 인수된 후 2022년 3월 회생절차에서 벗어났다.
한편,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은 2013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시절 동양그룹 회생절차 개시를 했다.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시절 동양그룹과 STX팬오션 회생 사건을 담당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