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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치 ‘나는 신이다’ PD “공익 위해 신체 모자이크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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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성현 MBC PD. 사진=넷플릭스
▲10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성현 MBC PD.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나는 신이다’의 조성현 PD가 다큐멘터리 속 성폭력 고발 부분에 나체 영상을 썼다는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조 PD가 다큐멘터리의 공익성과 사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큐멘터리로 인해 한국의 사이비 종교에 대한 위험성을 부각했고 실제로 신도들이 많이 탈퇴했다며 ‘나는 신이다’가 세상을 나아지게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조성현 PD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 조 PD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특별법 14조 2항, 3항(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이다. 

[관련 기사: JMS 성폭력 고발, 성폭력법 위반? ‘나는 신이다’ PD 검찰 송치]

조성현 PD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서울 마포경찰서가 ‘나는 신이다’를 만든 저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 송치했다는 소식에 많이 놀라셨겠다 생각한다”며 “제가 마치 성범죄자가 된 것처럼 작성된 기사도 보였고, 이에 호응하는 JMS 신도들의 댓글과 환호도 목도했다”고 전했다.

조 PD는 “마포경찰서가 언급한 장면들은 현재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얼굴에 높은 수준의 모자이크가 적용되어 있다”며 “JMS는 해당 영상이 날조됐다고 작품 공개 이전부터 끊임없이 주장한 바 있는데 저는 사이비 종교의 비정상성을 고발하는 공익적인 목적과 사실성을 위해 신체에 대한 모자이크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제작된 ‘나는 신이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심사와 결정을 받고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가 세상의 빛을 본 지 1년하고도 절반 이상이 지났다. JMS는 작품의 공개를 막기 위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작품의 공개를 허락했다”며 “그 결과, JMS의 실태를 알리고,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으며, 어두웠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시사교양 PD로 살며 소송과 악성댓글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저도 이번에는 마음이 괴롭다”며 “저와 제 아내의 이야기를 엿들은 7살짜리 아들의 한마디, ‘아빠 감옥 가?’ 때문이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참고 애써 웃었다”고 전했다.

조 PD는 “지난 3년 동안 가족들의 고생이 컸다. 아내는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녀야 했고, 아들과 딸은 아빠와 시간을 거의 보내지 못했다”며 “‘나는 신이다’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라고 밝혔다.

▲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는 ‘나는 신이다’가 사이비 종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많은 JMS 신도를 탈퇴시키는 등 공익성이 컸다고 주장했다.

조성현 PD는 “시사 고발물을 만드는 이유는 힘없고 억울한 누군가를 대신해 ‘찍소리’라도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러한 ‘찍소리’ 때문에 세상이 변하는 걸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세대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나아질 거란 확신 때문”이라 전했다.

이어 “‘나는 신이다’라는 찍소리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테러, 본인 삶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30년을 JMS와 싸워온 김도형 교수님, 메이플이라는 홍콩인 여성의 결단과 희생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JMS 전체 신도의 절반이 탈퇴했고, 정명석은 더 이상 추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 없게 구속됐다. 대한민국 사회는 사이비 종교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정말로 세상이 나아진 셈”이라고 밝혔다.

조 PD는 “마포경찰서는 기소 의견 송치를 통해 ‘나는 신이다’가 얻어낸 공익이 미미하고, 얼굴과 음성을 변조해 내보낸 장면들을 지칭하며 JMS 열성 신도들의 사익이 더 크다는 비교를 하고 있다”며 “JMS 사건을 조명한 PD인 저를 성범죄자로, ‘나는 신이다’는 음란물로 낙인찍었다. 이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음란물에 대통령상을 표창했다는 뜻이 되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음란물을 증거로 활용하고 공개를 허락했다는 뜻”이라 비판했다.

그는 “마포경찰서의 판단으로 인해 제가 처한 현 상황을 생각하면 매우 참담하지만 계속 싸울 것”이라며 “2022년 초 메이플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한국으로 오기 전, 메이플의 아버지와 메이플을 안전히 잘 돌려보내겠다고, 중간에 멈추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또 제 아들과 ‘아빠는 절대 감옥 안 가니 걱정 안 해도 돼. 아빠가 이길 수 있어’라고 했기에 제 아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조 PD는 “머지않아 과연 누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지, 이 사회가 모두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사이비 종교가 아닌 공익을 위한 정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성현 PD가 연출한 ‘나는 신이다’는 한국의 사이비 종교를 강도높게 고발해 큰 파급력과 함께 사이비 종교에 대한 위험성을 널리 알렸지만 동시에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성범죄 피해를 여과없이 드러내 선정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를 두고 고발을 위한 목적이라도 자극적인 사실을 드러내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이 되는지, 영리 목적의 OTT가 고발물을 다룰 때 지켜야 할 선은 어디인지 등 논의가 촉발됐다.

[관련 기사: ‘나는 신이다’ 촉발 OTT 저널리즘 원칙 적용 숙제 남기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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