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년 스타트업 투자 호황기에 조달한 자금이 고갈되면서 미국 스타트업의 파산이 지난 1년 동안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스타트업 파산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르타(Carta)는 올해 1분기 스타트업 고객 254곳이 파산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파산 비율은 2019년 카르타가 처음 파산을 집계하기 시작했을 때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가장 최근의 파산은 핀테크 업체 탤리(Tally)다. 설립 9년 된 신용관리 도구 공급업체인 이 회사는 2022년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8억5500만달러(1조1400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으며 안드레센호로비츠 등 대형 벤처캐피털(VC)로부터 1억7000만달러 이상을 조달한 바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탤리의 창업자 제이슨 브라운은 링크드인에 “운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미국 스타트업의 파산 뉴스는 지난해부터 빈번해졌다. 폭스뉴스의 모회사 폭스코퍼레이션, 안드레센호로비츠 등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조달한 라이브 스트리밍업체 카페인, 2021년 4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올리브, 2022년 38억달러의 가치로 평가받은 ‘트럭판 우버’ 콘보이가 대표적인 예다.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도 일본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로부터 160억달러 이상을 투자 받았지만, 지난해 11월 파산보호 신청을 제출했다.
스타트업의 파산 급증은 2022년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서 촉발됐다. 금리 인상 이후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말라붙었다. 벤처캐피털은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대상 재무회계 컨설팅기업인 크루즈 컨설팅의 힐리 존스 부사장은 FT에 스타트업 투자 호황기에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계속해서 더 많은 투자를 받아들이며 기업가치를 부풀리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FT는 최근 상황에 대해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투자 호황기의 숙취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파산 급증은 2021~2022년 기간 비정상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라고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말했다. 또 모간스탠리는 스타트업이 400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파산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부정적 파급 효과인 ‘스필오버’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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