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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박찬대 강공에…’제3자 특검’ 다시 마주한 한동훈

데일리안 조회수  

이재명도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 수용”

韓 “제보 공작 의혹도 포함” 말했지만

당정관계 걸린 만큼 내부 설득이 관건

“야당 의도부터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사진 오른쪽)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출 직후 박찬대 원내대표의 제3자 특검추천안 수용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제3자 추천안을 처음 제안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채상병 특검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당내에 여전한 만큼 내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연임에 성공한 직후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께 대표회담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발의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도 제3자 특검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도입을 전제로 실체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논의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한 대표가 언급했던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다음주 금요일이나 열흘 정도 안에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은 한동훈 대표에게로 넘어가게 됐다. 한 대표는 앞서 박 원내대표의 발언 직후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3자 추천특검안은 수사를 진행할 특별검사를 민주당 등 야당이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장·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등 공정한 수사를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추천하자는 게 골자다.

문제는 여전히 제3자 추천특검안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원내대표가 제3자 추천특검안 관련 발언을 꺼낸 당일 오후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에 기반한 대응의 방향만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당의 내부 분열을 획책하는 듯한 말장난에 우리가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엔 한동훈 체제에서 첫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 김상훈 의장이 MBC라디오에 나와 ‘제3자 추천특검안’에 대해 “한 대표의 뜻은 알고 있는데 특검법은 공수처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미진할 경우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경호 원내대표도 지난 13일 관훈토론회에서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당론을 고수했다.

다만 당내 기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의견이 나오는 건 한 대표가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법에 포함시키자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제보 공작 의혹은 최근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제기한 의혹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해병대 골프 모임을 추진하기 위한 단톡방에 참여한 송모 씨와 김규현 변호사가 야권 인사라는게 핵심 내용이다. 단톡방 멤버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 변호사의 통화 녹취록 등이 JTBC를 통해 보도되는 과정에 야권 인사들이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것도 포함됐다.

한 대표가 이 같은 내용을 채상병 특검법에 포함하겠다고 한 것은 해당 법안에 반발하는 당내 주류 계파인 친윤계를 설득하면서 자신의 원칙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직 민주당이 제3자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온게 없는데 민주당이 걸릴 수도 있는 내용을 포함시키자는 건 나름대로 역공을 가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새 입장을 내기 전까지 한 대표 입장에선 당내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 대표가 야당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당내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CBS라디오에 나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안한 건 야당 의원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여당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던져본 것으로 읽히는 것도 있다”며 “야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 부분이 아마 한동훈 대표가 여당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저 얘기(제3자 추천안 수용)를 꺼내기 며칠 전에 민주당이 새 특검법을 냈는데, 굳이 이 시기에 저 얘기를 꺼낸 것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는 누구나 다 알 것”이라며 “한 대표는 민주당의 저런 의도를 국민께 잘 알림과 함께 당내와 정부와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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