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金 복권 언급해 ‘대인배’ 이미지 구축
“우리 진영 강화하는 콘크리트로 역할 전망”
연말 귀국 후 ‘비명계 구심점’ 역할 기정사실
李 연임 후 ‘재판 결과’ 따라 金 복귀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경선 과정 내내 최고위원 후보들의 ‘명(明)비어천가’로 점철되며 ‘이재명 2기 체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복권돼 정치 활로가 열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이재명 일극체제의 민주당에서 자세를 낮추고 있는 비명(非明) 인사들의 정치적 재기 구심점이 될 수 있어서다.
이재명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명(親明)계에서는 ‘사당화’와 당내 세력 결집을 의식한 듯 김 전 지사에 대한 포용론을 일찌감치 꺼내들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정치적 복귀엔 ‘명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 외생변수에 의한 정계 복귀 발판이 마련될 거란 전망이다.
17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친명계를 중심으로 김 전 지사의 역할론에 대한 전망이 제각각이다. 당초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복권 결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가 친노·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 나온다’는 물음에 “후보는 다양하고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최근 김 전 지사의 복권이 결정되고 정치 활로가 열리자 이 전 대표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뉴스TV에 출연해 ‘일부 언론 보도처럼 김 전 지사 복권이 야당 갈라치기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 “우리 진영을 강화하는 콘크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도 너무 ‘이재명 단일체제’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한쪽으로 몰리는 것이 걱정”이라며 “우리 진영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누가 (대권주자가) 되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상황과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향후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김 전 지사를 일찌감치 포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이틀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선후보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8.5%가 이 전 대표를 선택해 1위를 기록했고, 김 전 지사는 5.4%를 얻어 6위를 기록했다. 김 전 지사가 본격 활동에 나서면 지지율이 더 상승할 수 있을 거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친명계 일각에서도 김 전 지사의 복귀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와 성남 시절부터 함께 하며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지호 민주당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SBS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는) 부·울·경에서 지역적인 큰 인물, 거점인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여투쟁의 일정 부분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굉장히 힘이 되고, 본인이 정치로 복귀한다는 확신만 있다면 아마 민주당으로서는 큰 힘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복권 결정 이후 현재까지 김 전 지사에 대한 정치 복귀 시나리오를 뒷받침할만한 이렇다 할 명분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가 이를 인지하고 포용에 나서면서 ‘대인배’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휘말린 ‘사법 리스크’ 결과가 김 전 지사의 정치 재기의 발판이자 비명계 구심점의 시작이 될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아직 김 전 지사의 정치적 복귀에 대한 실체는 없는 상황”이라며 “‘일극체제’에 부담감을 느낀 이 전 대표도 이를 인지하고 김 전 지사를 포용하는 메시지를 내는 게 대인배의 모습으로 비춰질 거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만약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외생변수가 연임 이후에 불거질 경우 김 전 지사가 새롭게 평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지금 확답할 수 있는 것은 당내 존재감을 감춘 친문 그룹에서 김 전 지사가 구심점 역할을 할 거라는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는 오는 10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이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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