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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맞아 어린 자녀들과 근교 워터파크를 찾은 김모씨. 아이들이 멀리 던진 비치볼을 주우러 가던 중 미끄러져 발목이 접질렸다. 다행히 주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 결과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튿날이 되자 접질린 발목이 다시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붓기까지 더해져 출근 도중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낀 김씨는 결국 회사 근처 한방병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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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났음에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덩달아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국내 한 카드사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여름 희망 휴가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바다(42.8%)’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고 ‘워터파크(27.2%)’가 뒤를 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부산 해운대구청은 8월 첫 주에만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인파가 187만 2000여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영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필자가 있는 부산시만 해도 현재 송도공원, 민락수변어린이공원 등 도심 22곳에서 물놀이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수영장은 바닷가보다 바닥 재질이 미끄러운 탓에 발목을 접질리는 이들이 많다. 여름휴가 시즌 김씨와 같은 환자를 병원에서 자주 마주하는 건 그런 이유일 것이다.
흔히 ‘삐었다’거나 ‘접질렸다’고 표현하는 ‘발목염좌’는 발목이 과하게 꺾여 인대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발목을 접질리면 통증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신발을 착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붓는다. 발목염좌는 손상 정도에 따라 3단계로 나뉜다. 가벼운 손상과 통증이 나타나는 1도부터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3도까지 세분화할 수 있다. 다행히 인대가 파열되는 등 중증 이상의 손상이 아니라면 찜질을 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접질림이 경미하다고 느끼더라도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진료에 나설 것을 권한다. 한 번 손상돼 약해진 발목과 인대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악화되고 손상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중증 이상의 발목염좌가 아니라면 수술 없이 보존적치료만으로 충분히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그 중 한의치료는 환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치료법으로 꼽힌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체환자표본(HIRA-NPS)을 기반으로 3년간 발목염좌로 의료서비스를 1회 이상 이용한 환자 15만1415명의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한의과 진료를 받은 발목염좌 환자는 8만 4843명(56.03%)으로, 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 7만 8088명(51.57%) 보다 많았다. 이러한 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에 실렸다.
한의학에서는 발목 염좌를 어떻게 치료할까? 한의학에서는 주로 침·약침을 중심으로 한 복합치료가 선행된다. 우선 침 치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통증과 부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경우에 따라 자침한 침에 전기적 자극을 전달하는 전침 치료도 진행될 수 있다. 정제 및 추출한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킨다. 약침의 효과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대한한방내과학회에 발표한 임상 증례보고에 따르면 ‘급성 족관절 염좌(발목 염좌)’ 환자 32명에게 약침 치료를 1회만 진행해도 평균 NRS(통증숫자평가척도)가 중증 이상인 6.56에서 3.87로 41% 이상 줄었다. 최대 3회까지 시술한 결과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인 1.34까지 낮아졌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강도를 0~10점으로 표현한 평가 척도다.
정신없이 물놀이를 하다 보면 주변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행복한 휴가를 위해 안전과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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