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79주년 광복절 맞아 ‘8·15 통일 독트린’
북한 정권보다 ‘북한 주민 변화 유도’ 초점
일각, ‘민족공동체통일방안’ 계승 미비 주장
화해·협력 어려운 현 실정, 모순 직면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통일 비전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독트린을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정부도 ‘통일 방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고수하지 못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 관련 브리핑을 열고 추진 경과와 의미, ‘8·15 통일 독트린’에 제시된 주요 과제에 대한 이행 계획을 설명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뼈대로 우리가 추구할 미래 통일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보완한 것이다. ‘자유통일을 위한 도전과 응전’이라는 부제로 ‘3대 통일 비전’과 ‘3대 통일 추진 전략’, ‘7대 통일 추진방안’의 3-3-7 구조로 구성됐다.
‘3대 통일 비전’은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다.
‘3대 통일 추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7대 통일 추진 방안’으로는 ▲통일 프로그램 활성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차원적 노력 전개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북한이탈주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 ▲남북 당국 간 대화협의체 설치 ▲국제 한반도 포럼 창설이 제시됐다.
독트린은 ‘자유통일’이라는 통일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함과 함께, 북한 주민의 변화 유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즉 현실적인 유일한 통일 방법인 ‘흡수 통일’을 공론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기존의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온전히 계승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민족통일방안’ 1단계인 화해 협력에 대해 “화해 협력이라고 하는 이 단계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그런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통일 비전과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통해서 그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대화협의체를 제의한 것도 바로 그러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두 국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양쪽의 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유지하는 것인지 묻자 “북한이 동족관계를 부정하고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하고 통일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8·15 통일 독트린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의지를 우리 국민, 북한 주민, 국제사회에 천명했다는 데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입구다. 첫 단계는 화해·협력”이라며 “그동안 일부 있었던 이런 화해·협력의 노력이라는 것이 지속되지 못한 상황에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북한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최근 북한이 대남 적대 의식을 대놓고 드러낸데다, 외부 유입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을 동요하는 정책을 반길리 없단 점에서다.
따라서 대화협의체가 성사될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결국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첫 단계인 ‘화해·협력’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시 ‘계승’ 모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정부는 북한이 이를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남북한 간 실무 차원의 대화협의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으로 제시를 했다”며 “(협의체는) 모든 어젠다에 열려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린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이 문제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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