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훈련 중 발생한 가혹행위 세부 내용 공개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16일,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 강모 대위와 부중대장 남모 중위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5월 군기 훈련 중 훈련병 박모 씨의 사망과 관련해 학대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두 피고인은 법정에서 군기훈련과 훈련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학대치사죄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군기훈련이 고의적인 학대로 이어졌다는 점을 부인하며, 피고인들 간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공판에서는 훈련병들에게 가해진 구체적인 가혹행위가 공개됐다. 강 대위는 훈련병들에게 과도한 팔굽혀펴기를 지시했으며, 남 중위는 실신한 훈련병에게도 냉담한 태도로 군기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행동이 훈련병 박모 씨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훈련 중 강 대위는 훈련병들에게 ‘하나에 정신, 둘에 차리자’라는 구호 아래 팔굽혀펴기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훈련병이 군장에서 물건들이 쏟아지자, 강 대위는 해당 훈련병에게 “너는 군장 쌀 줄 모르냐, 너는 하루 종일 뛰어라”며 뜀걸음을 반복하게 했다. 이러한 가혹 행위는 훈련병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남 중위는 강 대위의 지시를 감독하면서, 뜀걸음을 반복 중 쓰러진 훈련병에게 “힘들어? 아니면 일어나. 나 곧 전역이다. 지금 군법에 따라 군기훈련을 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팔굽혀펴기를 강요했다. 이와 같은 행위는 군법과 규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훈련병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추가적으로 강 대위는 훈련병 중 한 명이 눈물을 보이자 “울지마, 나는 우는 거 싫어해”라며 군기훈련을 계속 이어갔다고 한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두 번째 공판을 열고, 사건 당시 함께 군기훈련을 받았던 훈련병 5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이들의 증언이 피고인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피고인들의 책임 회피 시도에 대해 유가족과 군인권센터는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유가족 법률대리인은 피고인들이 법적 논리로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판했으며, 군인권센터 소장은 생존 피해자들의 2차 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사건은 군 내 가혹행위와 그로 인한 훈련병 사망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하며, 군의 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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