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명’이냐 ‘팔대명’ 당대표냐
李 압승 마무리 기정사실화 속
수석최고위원 놓고 긴장 고조
鄭 ‘명팔이 척결’ 영향 미칠까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8·1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이 오는 17일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치러진다. 17곳 중 마지막 마지막 지역 경선지 서울에서, 남은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연임을 넘어 ‘구대명(90% 득표로 당대표는 이재명)’을 현실화 할 수 있을 지다.
‘이재명 2기 지도부’가 일극 체제에 기반해 당권 장악을 넘어 2027년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이자 ‘집권 준비’를 강조 중인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의 선전이 계속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이재명팔이 척결’을 외치고 있는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마지막 지역 경선지에서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17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지역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지역 순회 경선을 종료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전당대회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다.
앞서 16곳까지의 지역 순회 경선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 결과,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 89.21%, 김두관 후보 9.34%, 김지수 후보 1.45%다. 최고위원 후보별 경선 누적득표율은 김민석 후보 18.03%, 정봉주 후보 15.63%, 김병주 후보 14.02%, 한준호 후보 13.66%, 이언주 후보 11.56%, 전현희 후보 11.54%, 민형배 후보 10.53%, 강선우 후보 5.03% 순을 기록 중이다.
‘구대명’이든 ‘팔대명(80% 득표로 당대표는 이재명)’이든 이재명 후보의 당대표 연임은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이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세웠던 자신의 기록인 77.7%의 지지율을 뛰어넘으며 이번 정당대회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후보가 초반 ‘구대명’을 달리며 너무 압도적 기세를 보였던 탓에, 당의 텃밭인 호남 경선 내내 ‘80%대 득표’를 하자 ‘이 후보에게 보내는 경고’ ‘외면’ 등이란 평가가 곧바로 고개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북 지역 순회 경선 84.79%, 전남 82.48%, 광주 83.61%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는 지역 경선에서 10%대만 달성해도 ‘선전’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두관 후보로서는 당대표 선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득표율을 끌어올려 ‘두 자릿수’로 마무리해 ‘구대명’ 현상이나마 저지하는 것이 과제가 된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로선 수석최고위원 자리가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김민석 후보에게 향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초반 반짝 1위를 기록하던 정봉주 후보는 “자신을 수석최고위원으로 만드는 것은 당의 안정과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으로 성공시키는 필수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세우는 김민석 후보에 선두 자리를 빼앗긴 바 있다. 김 후보는 일찍이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평가받으며, 이 후보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았다. 김 후보가 초반 고전하자 이 후보는 “왜 이렇게 김민석 표가 안 나오나”라는 발언을 하며 공개적인 ‘시그널’을 주는 행보까지 불사했다.
변수는 이번 주 초반 정봉주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팔이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천명한 대목이다.
정 후보는 이후 강성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는데, 정 후보가 이처럼 친명 세력에 각을 세운 것은 아직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비명 성향의 권리당원 표, 남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표 등 ‘숨은 표’를 공략해 수석최고위원에 자리하기 위함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수석최고위원은 당대표의 부재시 당 회의를 주재하는 등 당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다.
이 때문에 당내에는 ‘원외’ 정 후보의 수석최고위원 선출을 경계하는 기류도 팽배하다. 다만 정 후보는 지난달 말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원내 상황의 총사령관은 원내대표”라고 강조하고 “원외는 국민들과 소통을 해야 하고,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거버넌스도 고민해야 한다. 이래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덜한) 원외가 더 낫지 않겠느냐”라는 반박을 한 바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가 1위 자리를 수성하지 못할 경우, 김 후보는 물론 이재명 당대표 후보도 정치적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민석 후보의 경우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캠프총괄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 후보는 민주당 내 대표적 86세대 출신으로서, 2002년 38세의 나이로 민주당 전신이었던 새천년민주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맞붙는 등 민주당 ‘차기 주자’로서도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특히 김 후보는 ‘4선’ 의원으로, 이번 최고위원 후보에 나선 이들 중 최다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가 왜 나왔느냐. 수석최고위원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수석이 안되면 낙선에 비견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 여전사 이언주 vs 전현희
단 0.02%p 차로 각축전 벌이고
최소 둘 중 한명은 지도부에 입성
호남 ‘선출직’ 최고위원은 빨간불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3선 여성 의원들 간의 ‘여전사 각축전’이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이언주 후보와 전현희 후보의 5위 다툼이 단 0.02%p에 이를 정도로 치열하다. 두 후보는 지난 4·10 총선을 통해 여의도로 복귀했으며, 민주당은 이들을 윤석열 정부에 대항할 저격수이자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여전사라고 추켜세우며 수도권에 배치한 바 있다. 추미애 의원까지 3명이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총선 당시 영입한 ‘여전사 3인방’으로 묶였다.
두 후보 중 당선권인 5위에 드는 후보가 없더라도, 최고위원 당선자에는 여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당규(당직선출규정)가 있다. 이에 따라 둘 중 최소 한 명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전망이다.
현재 누적득표율 4위인 한준호 후보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 후보로서는 4위까지는 사수를 해내야만 이재명 2기 지도부에 입성이 가능하고, 자칫 5위에 이름을 올리면 탈락을 하게 된다.
이외에 민형배 최고위원 후보가 홈그라운드인 호남을 벗어나자마자 다시 기세가 주춤하면서, 이번에는 호남 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의 탄생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회의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호남 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으로는 2016년 8·29 전당대회와 2020년 8·27 전당대회에서 연달아 지도부에 입성한 양향자 전 의원의 사레가 있다. 이보다 앞서서는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으나, 이후로는 기근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17일 열리는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서울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권리당원 미투표자를 대상으로 한 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대의원 투표를 합산해 당대표 1명·최고위원 5명을 확정하는 수순을 남겨놨다.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56%·대의원 14%·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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