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의 ‘재정 건전성’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올해 상반기 10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올 한 해 적자 목표치를 한참 넘어섰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인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 누계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감소한 296조원이었다. 총지출은 전년 대비 20조3000억원 증가한 371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대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타격으로 누계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0조원가량 모자랐다. 그나마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이 각각 1조1000억원, 8조7000억원 보탬이 되면서 총수입의 대규모 감소를 막았다. 동시에 상반기 신속 집행 방침으로 인해 지출액은 컸다. 상반기 지출 집행률은 66.2%로 전년보다 7조8000억원 많았다. 빠듯한 살림에 더 많이 돈을 쓴 것이다.
문제는 이런 수입·지출 ‘미스매치’(부조화)로 인한 건전재정 지표가 악화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 재정 건전성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올 한 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91조6000억원)를 훌쩍 초과한 수치다. 6월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연간 예산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103조원을 넘어서는 적자 폭 역시 2020년 1~6월(110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 집행이 일찍 진행된 영향이 관리재정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통상적으로 연중 6월에 가장 관리재정수지가 나빠지고, 하반기 가면서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전월 대비 9000억원 감소한 114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53조4000억원 불어났다. 이는 지방정부 채무를 제외한 수치다.
7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8000억원, 1~7월 국고채 발행량은 115조9000억원으로 연간 총한도의 73.2%를 발행했다. 7월 조달 금리는 연 3.15%로 전월(연 3.30%) 대비 하락했다. 같은 달 외국인 국고채 순 투자는 4조7000억원으로, 4개월 연속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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