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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안보실장, 세 번째 국방장관…조선일보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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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을 교체했다. 신원식 국방장관을 안보실장에 기용하고,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에 내정했다. 2년 3개월 만에 네 번째 안보실장, 세 번째 국방장관이라는 점에서 언론은 공통적으로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자주 교체한다는 점에서 보수 신문들은 불안함을 드러냈다. 동아일보는 해당 인사 내용을 1면과 3면, 사설에 다뤘으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했다. 한겨레는 5면에서 인사의 내막을 기사로 다뤘다.

동아일보는 1면에 「김용현 장관 위해 외교안보라인 연쇄 교체」라는 기사를 싣고 3면에 「野 “김용현 보은인사” 4강 외교 격량 속 핵심라인 판 흔들려」라는 기사를, 사설로 「4번째 안보실장, 3번째 국방장관 아리송한 돌려막기 인사」를 실었다.

▲14일 동아일보 3면.
▲14일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는 1면과 3면 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외교안보 핵심 라인에 군 출신 인사들을 돌연 전면 배치한 연쇄 인사 이동의 시작점에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이 있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제기됐다”며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경호경비팀장을 맡아 ‘용산 이전’을 주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 자리를 희망해서 이러한 인사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 기사에서 “11월 미국 대선을 코앞에 앞두고 한미, 한중, 한일, 한-러 등 4강 외교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외교안보 핵심 라인이 줄줄이 교체된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도 짚었다.

▲14일 동아일보 사설.
▲14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외교와 국방을 아우르는 안보실장을 외교관 출신에서 군 출신으로 교체한 것을 두고선 정부 안에서조차 올바른 선택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최측근 군 출신 인사를 국방장관에 기용하면서 외교부 출신 안보실장이 튕겨 나간 모양새다. 잘 아는 사람, 같이 일해본 사람을 중용하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다시 드러낸 대목”라고 썼다.

이어 “어느 분야보다도 안정적이어야 할 외교안보라인 인사인데, 너무 잦은 교체에다 그 이유조차 아리송하다면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인사와 관련해 “정상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시기와 내용 모두 의문점… 이런 인사 왜 되풀이되나」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비롯해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총괄·조율하는 안보실장을 평균 9개월마다 바꾼 것은 지나치게 잦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정교한 대미 외교가 더욱 긴요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미 대선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안보실장을 느닷없이 외교관(장호진)에서 군인(신원식)으로 교체했다.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하지만 대통령실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 말미에서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고 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다. 그래서 시기와 내용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14일 조선일보 사설.
▲14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사설 「2년3개월 만에 네 번째인 국가안보실장 인사」에서 “한 치 앞 예측이 어려운 미국 대선이 불과 80여 일 앞인 상황에서 미국통 외교 전문가인 장호진 실장을 교체한 것도 수긍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국가안보실의 장은 물론 1, 2, 3차장 모두 비외교관으로 채워졌다”며 “외교·안보 라인 교체 인사 자체가 너무 잦아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발탁하는 인사는 국민의 공감 속에 국정의 긍정적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외교보다 안보 전문가가 필요했다’는 용산의 이번 인사는 국민이 충분히 수긍할 만한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썼다.

▲14일 한겨레 5면.
▲14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5면에서 「안보실 ‘이상 징후’ 차장 김태효 놔둔채 실장만 3차례 교체」, 「충암파가 국방파 밀어냈다?」 기사를 통해 외교안보라인 개편 막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사로 다뤘다.

한겨레는 “안보실장의 잦은 교체에도 국가안보실의 ‘2인자’인 김태효 1차장이 정부 출범 때부터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실은 주목을 요한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사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이웃으로 ‘실세’로 불려왔다”고 쓰면서 한 외교안보 분야 원로를 인용해 “윤석열 정부의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좋지 않은 징조”라고 전했다.

또한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두고 ‘충암파’가 이겼다는 평이 돈다며 ‘충암파’는 윤석열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이 학교 출신 군 인맥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14일 한겨레 5면.
▲14일 한겨레 5면.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통령-한동훈 갈등 또 드러나나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여론조작 사건 책임자들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특별사면·복권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형기가 5개월여 남은 2022년 12월 잔여 형기를 면제받고 출소했지만 복권되지 않았으나 이번 복권으로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등에 출마가 가능해졌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이를 1면으로 다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면과 복권 이야기를 다루면서 국정농단 세력이 대거 면죄부를 얻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으로 출마의 길이 열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공감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언론은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갈등이 또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봤다. 

▲14일 동아일보 5면.
▲14일 동아일보 5면.

경향신문은 이를 1면으로 다루면서 「국정농단 면죄부 5차례 걸쳐 완성」이라는 기사에서 “윤 정부 들어 5번째 단행된 이번 사면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기문란 사건 관련자들이 다수 포함돼 ‘국정농단 면죄부 주기’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한겨레도 1면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여론 공작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된 정치인·공직자들이 대거 사면·복권 명단에 포함되자 야당은 ‘국정농단 세력의 대방출’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14일 한겨레 4면.
▲14일 한겨레 4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실과 다시 각을 세웠다.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윤-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가 마지막까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김 전 지사 사면에 반대하는 게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 정치적으로 얻을 이익이 크다고 판단한 게 본질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김 전 지사는 친문재인계 적자이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만큼 이번 복권이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낳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며 “실제 그의 복권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의견 대립이 드러났고, 야당 내에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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