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방책의 하나로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이동통신 3사 관계사들이 정부 취지에 맞춰 바삐 움직이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부터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해당 제도는 이용자 보호 요건 등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중고폰 유통사업자를 안심거래 사업자로 인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고폰 판매자·구매자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업체 정보를 알려줘 중고폰 시장을 부흥시키겠다는 취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은 2021년 682만대에서 2022년 708만대 수준까지 늘었다. 업계는 현재 국내 중고폰 시장을 연간 약 1000만대,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고폰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정부에서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무엇보다 가계통신비가 비싼 이유가 통신요금이 아니라 단말기에 있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번에 내건 인증기준으로는 ▲개인정보보호 등 이용자 보호 방안 마련 ▲중고폰의 품질 및 가격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관리체계 구축 ▲중고폰 성능확인서 발급 및 반품·환불 절차 마련 등이 있으며 인증기관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맡는다. KAIT 관계자는 “올해 4분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폰 판매 주체는 제도 시행까지 약 두 달 남은 현재 인증 준비에 여념이 없다. 현재 이통3사는 중고폰 사업을 자회사 등에 맡긴 상태다.
SK텔레콤의 경우 관계사인 SK네트웍스에서 중고폰 거래 플랫폼 ‘민팃’을 운영해왔는데 2021년 민팃은 SK네트웍크 자회사로 독립한 상황이다. KT는 유통 계열사 KT엠앤에스(KT M&S)에서 중고폰 거래 플랫폼 ‘굿바이’를 운영 중이고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에서 중고폰 거래 플랫폼 ‘셀로’를 만들었다.
민팃은 휴대폰에 담긴 개인정보를 완전히 삭제해 주는 서비스가 탑재된 앱(민팃 세이브)을 조만간 출시하는 등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민팃 관계자는 “개인정보 삭제, 중고폰 거래에 대한 확인 등 그간 중고폰 거래 시 중시돼 왔던 부분들을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엠앤에스는 개인정보 완전삭제 서비스 ‘굿바이 클리너’를 270여개 직영 매장뿐만 아니라 전국 통신 판매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KT엠앤에스 관계자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접수 사이트를 구축 중이고, 심사기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 공개된 심사기준 정보에 따라 사업자 인증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로그는 개인정보 삭제 인증서 발급, 중고폰 가격 사전 안내 등 이미 시스템을 구축해 제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이미 여러 인증 조건을 부합했다”며 “아직 정부 가이드라인이 확실치 않아 해당 조건이 나오는 대로 신청해 인증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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