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매년 발생하는 태풍은 우리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0년 간 평균 피해 금액은 3,883억원. 2020년엔 그보다 3.2배 증가한 1조2,585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기상재난은 ‘우주’에도 존재한다. 특히 ‘태양풍(Solar wind)’에 의한 우주 날씨 변화는 전자기기, 통신부터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 폭풍 한 번에 수십조원 피해… 우주·항공산업 ‘최악의 재난’
태양 폭풍이 실제로 미칠 경제적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케임브리지대 경영대학원 ‘케임브리지 위험연구센터(Cambridge Centre for Risk Studies)’는 영국남극조사국, 지질조사국 등과 공동으로 태양 폭풍에 의한 피해 규모를 비용으로 환산했다. 1859년 발생한 캐링턴 사건의 태양 폭풍이 현재 다시 발생하면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지 추측한 연구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 결과, 미국 인구 8%가 거주하는 극북부 지역에만 영향이 갈 경우 하루 경제 손실 규모는 62억달러(약 8조4,927억원)이었다. 여기서 미국 인구 23%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할 경우 피해는 165억달러(22조6,050억원)로 추산됐다. 미국 전역에 피해가 발생, 미국 인구 44%가 영향을 받을 경우 피해 규모는 무려 377억달러(51조6,490억원)이었다. 전 세계적인 피해 규모는 48억달러(6조5,76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태양 폭풍의 피해는 ‘지구’에만 극한된 것이 아니다. 우주항공분야에 있어서 태양 폭풍은 매우 위험한 존재다.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우주통신 등에 심각한 결함을 발생시킬 수 있어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도 ‘우주환경 변화가 인공위성 임무관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리포트에서 “태양폭발에 의해 우주환경이 극변하는 경우 위성체는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의를 요했다.
특히 위험한 현상은 ‘코로나 질량 분출(Corona Mass Ejection, CME)’이다. 2012년에도 거대 태양 폭풍 현상도 CME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다행히 지구 반대편 쪽 태양 표면에서 발생,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CME은 대규모의 태양풍 폭발 현상이다. 왕관 모양의 빛나는 대기 형태인 코로나에서는 지속적으로 폭발성 플라즈마 물질이 분출된다. 플라즈마란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돼 전자와 양전하 이온으로 분리된 것이다.
이때 CME에 포함된 양성자들은 10MeV 이상의 에너지를 지닌 전자빔 형태로 날아온다. 반도체,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고에너지 X-선 장비의 에너지는 1MeV에서 10MeV 수준이다. CME의 양성자빔 에너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빔에 피폭된 인공위성, 우주발사체의 전자부품은 회로가 파괴되고 오작동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발사체 외벽을 뚫고 들어가 방전이 발생,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곽영실 그룹장은 “인공위성이나 우주발사체, 우주정거장 등은 상공 700~800km에 위치한 전리층에 주로 위치하는데 태양풍에서 발생한 플라즈마는 이곳의 전파 교란을 굉장히 많이 유발한다”며 “뿐만 아니라 태양 플레어 폭발, CME 등으로 인한 태양 폭풍으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미립자들은 위성체에 부딪혀 운영 궤도, 장비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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