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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한 벤츠, 15종 가운데 13종이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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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모델 15종 가운데 13종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 350+ 모델에는 세계 10위 수준의 배터리 기업 중국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됐는데, EQE 350+를 포함해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은 총 5종이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및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 출시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국내에 판매 중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모델 15종 가운데 13종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 350+ 모델에는 세계 10위 수준의 배터리 기업 중국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됐는데, EQE 350+를 포함해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은 총 5종이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및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 출시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인천 청라지구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라는 여론이 솟구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 차례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경쟁 관계 등의 이유로 공급업체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정보 비공개를 고집했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13일 오전 결국 백기를 들고 자사 전기차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전부 공개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가 배터리 관련 자료를 공개했음에도 여론은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국내에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는 세부 트림으로 나눌 시 15종인데, 이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이 13종에 달하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가 공개한 자사 전기차 배터리 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인 SK온의 제품이 탑재되는 모델은 △EQA 250 △EQB 300 4매틱 단 2종에 불과하다. 현재는 단종된 EQC 모델에는 LG의 배터리가 탑재됐었다. 이 외에는 전부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모델은 EQE 350+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파라시스는 2009년 설립됐으며, 현재 전 세계 10위권 배터리 기업이다.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되는 모델은 △AMG EQE 53 4매틱+ △EQE 350 4매틱 △EQE 500 4매틱 SUV △EQS 350을 포함해 총 5종이다.

특히 벤츠 최고급 전기차 모델인 EQS의 최하위 트림과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의 전기차에까지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나머지 8종의 전기차 △EQE 300 △EQE 350 4매틱 SUV △EQS 450+ △EQS 450 4매틱 △AMG EQS 53 4매틱+ △EQS 450 4매틱 SUV △EQS 580 4매틱 SUV △마이바흐 EQS 680 SUV 모델에는 중국 1위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제품이 탑재됐다.

CATL의 경우 파라시스보다는 긍정적인 평이 이어진다. 다만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 전기차에도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에 대해 일각에서는 ‘럭셔리 프리미엄도 결국 중국산’이라는 부정적인 평이 피어나고 있다.

벤츠가 자사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다수 사용하는 이유는 모기업 다임러그룹의 최대주주와 2대 주주가 각각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자동차며, 민영 지리자동차인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자동차 기업 메르세데스-벤츠는 138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2018년께부터 중국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지분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벤츠가 4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면서, 마이바흐 브랜드는 전 세계 2위 판매 국가로 벤츠 본사에서 관심을 가지는 시장 중 하나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가운데)와 EVA2 플랫폼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4종(좌측부터 EQE SUV, EQE, EQS, EQS SUV).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 전기차 대부분이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해 벤츠의 이미지가 중국산으로 굳혀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가운데)와 EVA2 플랫폼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4종(좌측부터 EQE SUV, EQE, EQS, EQS SUV).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2018년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창업주 리슈푸 회장 소유의 투자회사 TPIL이 다임러 지분 9.69%를 사들여 먼저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베이징자동차가 다임러 지분을 9.98% 확보하며 TPIL을 제치고 개인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로서 다임러는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모두 중국 기업인 회사가 됐다.

중국의 두 자동차 회사가 보유한 다임러 지분을 합치면 20%에 육박한다. 사실상 벤츠의 사업 결정 과정에 중국 자동차 기업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벤츠는 2010년대 전기차 전환에 나서면서 초기 모델인 EQC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등의 배터리를 탑재했었으나 2018년 벤츠 모회사 다임러는 중국 신생 업체 파라시스와 10년간 170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0년 들어서는 벤츠가 아예 파라시스의 지분 3%를 인수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출시된 준대형 전기차 EQE 모델 대부분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당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벤츠에 배터리 공급을 위한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탈락했다.

벤츠의 이런 결정에는 모회사 다임러의 1대·2대 주주가 모두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벤츠가 전기차 대부분에 중국산·중국기업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까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껍데기랑 마크(삼각별 엠블럼)만 독일차일 뿐이지 속 알맹이는 중국산 자동차와 똑같다”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더군다나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BMW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의 경우 iX1·iX3 2개 모델만 CATL일뿐 다른 전기차 모델인 i4·i5·i7·iX에는 전부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돼 대비되는 부분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우리가 셀을 가져와서 벤츠의 100% 자회사인 도이치아큐모티브라는 곳에서 셀을 활용해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벤츠는 배터리를 비롯해 모든 부품에 대해 높은 품질요구사항인 자체 기준이 있고, 이 기준은 모든 공급업체에 적용해 우리 기준에 맞도록 차량의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꼭 원가절감이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한 전기차 배터리 자료에 일부 하이픈(-) 표기로 돼 있는 부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아 자료가 없는 모델”이라면서 “하이픈 표기가 된 2025년식(MY25) 전기차의 경우 어떤 배터리를 탑재할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벤츠코리아는 이번 화재 사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무상 점검’을 진행한다. 또 벤츠 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볼보자동차 C40리차지·XC40리차지 및 캐딜락 리릭 모델에는 LGES(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고, 렉서스는 전기차 RZ에 파나소닉 배터리를 사용한다. 폴스타의 경우 폴스타2는 LG, 폴스타4는 CATL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모델S·X 2종에는 파나소닉 배터리만 탑재하고, 모델3와 모델Y에는 후륜구동(RWD)에 CATL, 모델3·Y 롱레인지 및 퍼포먼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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