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모든 판단은 당원이 결정”
당원, ‘정봉주 징계 청원’ 올리기도
일각서 “지도부 입성 이후가 걱정”
정봉주 “악의적 프레임 멈춰달라”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서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명팔이 척결’ 폭탄 발언이 경쟁자들과 강성 당원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당내에선 현재까지 정 후보가 얻은 누적 득표를 봤을 때 당선은 무난하다곤 하지만, 당선 이후 정 후보의 스탠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13일, ‘명심'(이재명의 의중)을 자처하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은 정 후보의 “내부 암 덩어리인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도려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파상공세에 나섰다.
정 후보와 1·2위를 다투다 최근 수석최고위원 안정권(권리당원 누적 득표 기준)에 들어섰다고 평가받는 김민석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에 대한 판단은 개별 사안을 포함해 당원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의 발언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내부에 총구를 겨누는 행위는 당원의 투표로 심판받을 거란 경고성 발언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강성 당원들이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한 의견’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제시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답했다.
후발 주자로 갈수록 비판 강도는 세졌다. 김병주 후보(누적 3위)는 페이스북에서 “누가 앞에서 ‘반드시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제왕적 당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 넘겼느냐”고 비난했다.
전현희 후보(누적 6위)는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2008년 민주당 입당 후 한번도 탈당이나 외부에 곁눈 안주고 소신을 지키며 오직 민주당 한 길만을 지켜온 일편단심 민주당 사람 전현희”라며 “당내 내부총질 마타도어는 그만. 총구는 바깥으로 겨누어 달라”고 정 후보와 자신을 비교했다.
이어 민형배 후보(누적 7위)도 “그 언어(명팔이)는 우리 당에서 쓰는 언어가 아니다”라며 정 후보의 발언에 선을 그었고, 강선우 후보(누적 8위)도 “이재명의 억강부약 대동세상, 기본사회, 먹사니즘 저 참 많이 팔았다. 더 팔겠다”고 반격했다.
이재명 후보의 강성 지지자들도 민주당 청원 게시판에 정 후보의 징계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며 집단 공격에 나섰다. 최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경선 개입’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밝히면서 ‘이재명 뒷담화 논란’에 휩싸인데다, 정 후보가 대상도 밝히지 않은 ‘명팔이’를 언급해 ‘친명 단일대오’에 분열을 일으켰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청원 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는 ‘정봉주 후보자 징계 청원’도 올라왔다. 승인 대기 중인 해당 청원에서 글쓴이는 “(정 후보가) 있지도 않은 경선개입설을 퍼뜨리며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공격하고, 심지어 당원들과 싸우겠다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당과 당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단합과 품위를 심대하게 훼손했다”며 “공식적으로 징계 청원을 한다”고 적었다.
당내에서는 정 후보의 인지도와 현재 누적 득표율, 남은 대의원 및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감안했을 때 지도부 입성엔 무리가 없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정 후보가 이 후보와 함께 지도부에 입성한 이후가 더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이재명 후보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후보의 폭탄 발언 이후 정 후보에 대한 문제 의식, 당 지도부로서의 문제 의식이 당원들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 후보의 최고위원 당선은 이미 ‘상수’인 상황에서 지도부 입성 이후 내부에 대한 투쟁 의식을 가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발언에 논란이 일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해명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 여러분들이 살려주신 정봉주다. 당원대회 기간 중 김두관 후보의 ‘개딸’ 발언에 대해 즉시 사과를 요구했던 바로 그 정봉주”라며 “틈만 나면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이 악의적 프레임을 깨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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