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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약업계, 한미약품 등 3사 ‘호실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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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올 상반기 경쟁사를 웃도는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어 눈길을 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올 상반기 경쟁사를 웃도는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어 눈길을 끈다. / 한미약품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서 매출규모 최상위권 제약사 3곳(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이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이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HK이노엔은 1·2분기 모두 매출 성장에 이어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일동제약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흑자 기조를 유지해 올해 목표인 ‘연간 흑자실적’에 한발 더 다가선 모습이다.

먼저 한미약품은 2분기 잠정 실적이 매출 3,781억원, 영업이익 581억원, 순이익 47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75.3%, 150.6% 성장한 실적이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 실적이 매출 7,818억원(11.1%↑), 영업이익 1,348억원(44.8%↑), 순이익 1,102억원(61.0%↑)을 달성해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간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체개발 개량·복합신약의 영향이 크다.

특히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등 주력 품목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로수젯의 2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성장한 511억원으로,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는 1분기 362억원 매출에 이어 2분기에도 3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넥시움’의 개량신약인 에소메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구구 등 제품도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자체개발 신약들은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실제로 한미약품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7.2%를 기록하며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신약 덕에 해외수출 실적도 2분기 별도기준, 기술료 수익을 제외하고 5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했다. 중국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2분기 매출 987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15% 증가한 성적을 달성하며 한미약품 성장세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기준 개별 제품의 연 매출이 100억원을 웃도는 독자개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20종 보유한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신약의 중요성을 직접 체감하고 있는 만큼 올 상반기에도 신약 개발을 위해 R&D 부문에 매출의 12.6%에 달하는 988억7,500만원을 쏟으며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으로는 GC녹십자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LA-GLA, 코드명: HM15421)과 차세대 면역조절 항암 혁신신약(랩스 IL-2 아날로그, 코드명: HM16390),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HM15275),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 등이 있다.

HK이노엔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한 호실적을 달성했다. / HK이노엔
HK이노엔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한 호실적을 달성했다. / HK이노엔

이어 HK이노엔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193억원, 영업이익 243억원, 순이익 1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7,3%, 58.9%, 19.4%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4,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16억원, 279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98.4%, 59.1% 급증했다.

HK이노엔은 자체 개발 신약의 성장과 더불어 신약 후보 물질 기술료 유입, 숙취해소제 제품의 판매 증가가 실적 증대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다양한 용량과 제형으로 환자들에게 여러 옵션을 제공한 덕에 2분기 원외처방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성장한 467억원, 상반기 누적 실적은 24% 늘어난 91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 HK이노엔이 공동 판매 중인 보령의 자체개발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 등 순환기 계열 제품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 치료제 ‘직듀오’, ‘시다프비아’ 등 당뇨·신장 계열 제품의 2분기 합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2.9% 성장한 987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수액제의 경우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공백 영향으로 매출 하락이 우려됐으나 2분기 매출 29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의 2분기 전문의약품(ETC) 부문 매출은 1,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의약품 부문 영업이익도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 늘었다.

숙취해소 브랜드 ‘컨디션’의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164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드링크제 외에 컨디션 환, 컨디션 스틱 등 제품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가면역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OXTIMA)의 기술 수출 수익도 반영됐다. OXTIMA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 와이바이오로직스 3곳의 공동 개발 과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4분기 R&D 조직을 분리해 R&D전담 자회사를 세웠다. 덕분에 경영 구조 개선이 이뤄져 판관비가 감소했고, 올해 1분기와 2분기 흑자 실적을 연이어 기록했다. / 일동제약
일동제약은 지난해 4분기 R&D 조직을 분리해 R&D전담 자회사를 세웠다. 덕분에 경영 구조 개선이 이뤄져 판관비가 감소했고, 올해 1분기와 2분기 흑자 실적을 연이어 기록했다. / 일동제약

일동제약은 2016∼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단행한 후 2019년 13억원 영업손실, 이듬해인 2020년 66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연이어 영업손실·순손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러한 일동제약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1분기와 2분기 연이어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동제약이 최근 3년 동안 적자 실적을 연이어 기록한 이유는 R&D 투자를 대폭 늘린 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일동제약은 그간 일반의약품 및 헬스케어 부문에 주력했으나, 최근 수년간 신약개발을 강화하는 쪽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 R&D 투자를 늘리며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R&D 투자비용은 2016년 212억원에서 2017년 483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고, 2018년에는 547억원, 2019년에는 574억원으로 더 늘었다. 이는 연매출의 11% 안팎 수준에 달한다. 이어 2020년에는 R&D에 매출의 14%인 786억원을 쏟았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082억원, 1,251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연매출의 20%에 달하는 비용을 신약개발에 투자한 것이다. 지난해도 R&D에 매출의 16%에 달하는 974억원을 지출하며 신약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고정비를 줄이려 힘썼고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이어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일동제약 잠정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533억원, 영업이익 94억원, 순이익 46억원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덕분에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한 3,039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4억원, 182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흑자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23년도 경영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5월 임직원 20% 이상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한 올해 들어서는 R&D 투자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올해 1분기 R&D 투자 비용은 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수준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11월 물적분할로 R&D 조직을 분리해 R&D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킨 영향일 뿐이다. 덕분에 경영 구조 개선이 이뤄지면서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판관비가 감소했고, 수익성이 개선돼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일동제약 측은 올 상반기 흑자 성적에 대해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감기약 테라플루, 피부염연고 비판텐 등 일반의약품과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지큐랩과 같은 컨슈머헬스케어 품목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더불어 고정비 감소 등 비용효율화의 영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R&D 성과가 주목된다. 유력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에 성공할 경우 3분기 연속 흑자를 비롯해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일동제약은 △GLP-1R(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ID110521156’ 및 GPR40(G단백질결합수용체40) ‘IDG16177’ 등 2형 당뇨병 치료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 ‘ID120040002’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ID119031166’ △안구건조증 치료제 ‘ID110410395’ △파킨슨병 치료제 ‘ID119040388’ 등 파이프라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미약품·HK이노엔·일동제약 2024년 2분기 및 상반기 잠정실적 공시
2024. 8. 12 한미약품·HK이노엔·일동제약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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