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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복지정책에 대해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하면서 가장 먼저 약자들의 손을 놓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박 위원장은 “공공의 역할은 줄어드는 대신, 광화문에 국기게양대를 세운다거나 이승만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하는 등의 전시성 행정만 내놓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정책에만 신경쓰다보니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선거에서 부동산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울에서 내리 3선(은평갑)을 한 박 위원장은 “원주민의 정착률은 높이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재건축·재개발은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이 역할을 하는 재건축·재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정부에 연금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이후 진전된 내용이 있나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사실상 여당 측에서 나온 중간 수치의 모수개혁안을 얘기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에서 ‘구조개혁도 같이 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모수개혁 먼저 하고 구조개혁은 나중에 해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간 모수개혁 자체가 많은 반대에 부딪쳤던 만큼 (여야 의견이) 어렵게 접근한 만큼 해버리는 게 맞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부터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 여기에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까지 모두 구조개혁에 포함된다. 이것들을 한 번에 다 하자는 건지, 어떤 것부터 하자는 것인지 정해줘야 할 것 아닌가. 국민연금법 상으로도 개선안을 내놓을 의무는 정부에 있다.
-결국은 정치의 역할로 넘어가는 것 같다.
△민주당에서 협의체나 특위를 걷어찬 적은 한 번도 없다. 우리는 정부가 안을 가져오면 가장 적합한 형태로 무조건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부는 8월까지 개혁안만 가져와 달라고 한 것이다. 8월까지 (정부 개혁안을) 안 가져오면 정기국회에서 국회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 모수개혁이 보험료율을 높이는 일이라 욕을 먹을 수도 있고 인기를 잃을 수도 있지만 꼭 해야 하는 일 아니냐. 그 욕은 국회가 먹을 테니 정부에선 안만 가져와 달라. 연금개혁안마저도 야당 안이라고 거부하면 무책임한 것이다. 정부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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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위가 할 일이 많은 상임위다. 의정갈등 또한 복지위의 영역이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말 안 해서 그렇지 굉장히 많은 단체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설득을 해왔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대해 갑작스럽게 근거 없이 숫자를 늘려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과, 결과적으로 필수의료 직역과 지방에는 의료 인력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 나름대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 지방의대 살리기와 공공필수 의료를 위한 법은 이미 내놨고, 수가 조정 문제는 여당 의원들도 공감대를 갖는 부분이다. 우선은 대화채널 복원에 노력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길 내년 3월쯤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지방에 있는 응급실 전문의들마저도 서울로 끌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역의 의료체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될 수 있다. 사람 목숨이 달려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유연하게 대했으면 한다.
-저출생 문제도 복지위에서 다뤄야 한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 얘기를 할 때 나온 것인데, 보고서를 보면 저출생 원인 중 하나를 ‘서울 과밀’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저출생의 핵심 키워드를 ‘불안’으로 짚는다. 좋은 직장을 가질지, 결혼에 필요한 주거는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약을 충분히 안 썼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마찬가지다.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의 격차가 커지니 좋은 직장을 가지려고 사람들이 극한 경쟁에 내몰린다. 수도권 과밀로 서울에서 좋은 집을 구하는 것도,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한 것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이를 악물고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저출생으로 나라가 없어지기 전에 수도권 과밀부터 이 악물고 풀어내자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다.
-서울시 3선 의원으로 서울의 복지 행정에 대해 평가해 달라.
△시에선 정책전환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보건·복지 정책의 후퇴가 심하다. 특히 공공 돌봄서비스를 책임져왔던 서울사회서비스원이 폐지되고 장애인 탈시설·일자리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이런 일들이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을 걸어놓고 진행되고 있다. 공공의 역할을 축소하면서 약자들의 손을 가장 먼저 놓는 것이다.
반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광화문에 국기게양대를 만들겠다거나 이승만 박물관, 서울링과 같은 전시성 행정에는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정책에 알맹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도 과거에 유사한 정책을 제안한 사람이 여럿 있었다. 지금의 성과가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성과가 잘 나올 경우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가 부동산이다.
△원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정착률을 높이는 재건축·재개발은 적극 검토되고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원주민이 정착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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