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세계 각지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폭염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폭염에 특히 취약한 도심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기후 쉘터’가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일 관련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유럽과 북미에서 일부 도시들은 최근 기후 쉘터 숫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기후 쉘터란 시민들이 폭염과 한파 등 극한 기후 영향을 피해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운영되는 공공시설을 말한다.
도이체벨레 등 유럽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는 올해 기후쉘터 353개소를 마련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3배 늘었다.
유럽의회 산하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유럽은 세계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폭이 가장 큰 대륙으로 스페인이 있는 남부유럽은 특히 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시에서 제공하는 기후쉘터는 박물관,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같은 실내 시설부터 정원, 놀이터, 공원 등 실외시설들도 포함됐다.
시 당국은 올해 바르셀로나 시민들 가운데 98%는 기후쉘터를 10분 거리 안에 두게 됐으며 68%는 5분이면 기후쉘터를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극한 폭염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도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기후쉘터를 늘리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 애리조나주 피닉스시는 올해 5월 170개 기후쉘터를 개방했다. 8월7일 기준 기후쉘터 숫자는 242개까지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두 곳은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KJZZ 등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시에서 제공하는 가장 큰 쉘터는 한 번에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숫자와 편의성을 놓고 보면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 수준도 다른 나라들에 크게 밀리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5월15일부터 GS25와 협업해 10월15일까지 도심 내 41개 편의점들을 기후동행쉼터로 지정했다. 서울 시민들은 쉼터로 지정된 매장을 방문해 잠시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다.
또 같은 달 신한은행과 협업해 시내 197개 지점을 전부 쉼터로 지정했고 지난달 10일에는 KT와 협업해 KT매장 250곳을 쉼터로 제공받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후동행쉼터는 폭염 뿐만 아니라 한파와 미세먼지는 각종 기후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시민들이 이런 위기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쉘터’ 정책을 내놨다. 스마트쉘터는 노후 버스정류장을 공기청정기 및 냉난방 기능을 갖춘 현대적 교통시설물로 개선한 것을 말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13곳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그 외에 서울시 자치구 차원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쉼터’도 늘고 있다. 스마트쉼터는 스마트쉘터와 달리 버스정류장이 아니라 교통시설물 인근에 설치된 냉난방 시설로 버스정류장이 아니기 때문에 교통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중구가 20곳을 설치했으며 올해 2월에는 용산구가 5곳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마트쉘터나 스마트쉼터의 차이는 결국 목적의 범위”라며 “시민들 입장에서는 결국 폭염이나 한파때 잠깐 쉬어가는 곳이라서 결국 용도는 같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쉼터는 서울시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시는 서면역과 센텀시티역 버스정류장에 스마트쉼터 2곳을 설치했으며 경기도 시흥시는 올해 5월 버스환승센터 옆에 대형 스마트쉼터를 마련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최근 “서울시는 올여름 거센 장마와 기록적 폭염으로부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한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폭염에 맞서 일상 곳곳에 자리한 기후동행쉼터 등 다양한 공간들이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쉼터로 기능할 수 있도록 민간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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