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소비 트렌드로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가 떠오르면서 시간 효율성을 높여주는 가전 제품이 주목받는다. 가격보다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행태에서 나온 개념이다. 가사 노동에 투입되는 노동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 해당한다. 가전 업계에선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탁건조기와 바닥 청소부터 걸레질을 한 번에 해결하는 로봇청소기 등 효율성을 강화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성비 가전은 로봇청소기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먼지 청소와 물걸레 청소를 한 번에 수행해 가사 노동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덜어준다.
LG전자는 올인원 로봇청소기인 ‘로보킹 AI 올인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위생 관리 방법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로봇청소기는 청소 뒤 걸레를 바로 세척하고 건조하지 않으면 물걸레 냄새가 나는 단점이 있었는데,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물걸레 전용관리제를 사용해 냄새 제거 효과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4월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했는데, 해당 제품은 스팀 살균 방식을 적용해 물걸레 냄새를 잡았다.
중국 업체인 에코백스는 창문용 로봇청소기 ‘윈봇 W2 옴니’를 선보였다. 청소하기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창문 청소를 자동으로 해주는데, 욕실이나 상업 공간 등 유리 관리가 필요한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한 번에 마치는 올인원 세탁건조기도 시간 효율성을 높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25kg 용량 드럼 세탁기와 15kg 용량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한 대로 합친 제품으로, 과거 콘덴싱 콤보 세탁기의 단점으로 지적된 건조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단독 건조기 수준으로 구현했다. 셔츠 약 17장인 3kg 수준의 세탁물은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만에 빠르게 가능하다.
LG전자는 국내 최초 히트펌프 방식의 올인원 제품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LG 씽큐 앱 등을 통해 귀가시간에 맞춰 건조가 끝나도록 예약 시간을 설정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시성비 가전으로 냉온수 동시 추출 정수기와 음식물처리기 등이 주목받는다.
코웨이는 온수와 냉·정수 추출구를 분리해 필요에 따라 냉정수와 온수를 동시에 추출하도록 구현한 ‘엘리트 정수기’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홈 라이프 솔루션 기업 앳홈은 음식물 처리기 ‘미닉스 더 플렌더’를 통해 시성비 마케팅에 나섰다. 여름철 냄새가 심한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분쇄해 처리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으로, 처리 후 남은 부산물은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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