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주장에 李 지지층 야유…金 “정상적 민주당 맞나”
이재명 “尹에 ‘김경수 복권’ 타진…후보는 많을수록 좋다”
경선 막바지 누적득표, 이재명89% 김두관9% 김지수1%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는 가운데,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차기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광복절 복권이 예상되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을 언급하며 당내 ‘다양성 회복’을 강조했다. 민주당 내 차기 대선주자로 이재명 후보만 강조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후보는 10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포함해 우리 당에 많은 대선 후보들이 있지 않느냐”라며 “김동연 지사도 함께 하고 있고, 김부겸 전 총리도 있고, 복권이 예상되는 김경수 전 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합동 연설회에는 김동연 경기지사도 참석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김두관 후보를 향해 “(연단에서) 내려오라”며 야유와 고성을 연발했고, 김두관 후보는 “정상적인 당이면 침묵하거나 박수를 칠텐데, 제 이야기에 야유를 보내는 게 정상적인 민주당이냐”고 맞섰다. 일부 당원들의 비방이 계속되자 김두관 후보는 “정말 이렇게 하실 거냐”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사이 김두관 후보를 응원하는 당원들의 함성도 섞였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는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 이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진행 중 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카드를 꺼내든 게 ‘분열 획책’의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장경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왜 하필 지금이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김경수 전 지사도 억울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복권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당에선 야권 분열용 시기에 맞춰서 쓸 거라고 보는데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오는 13일 국무회의 심의 뒤 윤 대통령이 복권안을 재가하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나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출마가 모두 가능해진다. 야권 일각에서는 김경수 전 지사가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경우, 현재 친명 일극체제 속 몸을 한껏 움츠린 당내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거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두관 후보는 정견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되면 당내 목소리를 못 내고 소외된 친노·친문계 등의 구심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본인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김경수 전 지사 복권 이후 친노·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을 묻는 말에 “후보는 다양하고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특히 당대표 시절이던 지난 4월 29일 윤 대통령과의 첫 영수회담을 앞두고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요청 의사를 자신이 타진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복권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영수회담 때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 문제가 의제로 다뤄진 것이냐’는 질문엔 “영수회담 때는 (의제로 다뤄진 것이) 아니다. 하여튼 밝히기가 조금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다만 김 전 지사의 복권 문제는 영수회담의 공식 의제로는 채택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 지역 경선까지 누적된 각 당대표 후보별 득표율은 △이재명 89.14% △김두관 9.41% △김지수 1.45%다. 총 15차례 실시되는 지역 순회 경선 중 이날까지 13차 일정을 완료했다.
대전·세종(11일)을 거쳐 서울(17일)에서 종료된다. 이후 1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56%, 대의원 투표 14%,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자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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