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대학’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 담론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때문에 인류 문명 발전의 중심엔 항상 대학이 있었다. 세계 최초로 ‘대학(University)’이라는 이름을 쓴 콘스탄티노폴리스가 425년 동로마 제국 당시 세워진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사회발전에 있어 대학의 중요성은 현대 사회서도 여전하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대학들은 지역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세계 발전을 위한 ‘공적 실천’을 주요 사명으로 수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대학의 사회적 책임(University Social Responsibility, USR)’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시 수많은 대학들이 국가와 지역사회, 시민들을 위한 USR을 실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대진대학교’ 역시 최근 국가적 해결 문제로 자리 잡은 ‘탄소중립’과 ‘의료 불균형’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 중 한 곳이다. 대진대는 지난해 7월 국내 사립대 최초로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5월 포천시 탄소중립지원센터 지정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진대가 제시할 국가 탄소중립과 의료 불균형 해결안은 어떤 모습일까. 이 문제의 답을 얻고자 취임 3주년을 맞은 임영문 대진대 총장을 만나봤다.
-국내 사립대 최초로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1년부터 환경부는 대학의 그린캠퍼스 조성 및 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의 목표는 대학 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설 지원과 신재생에너지 설비 지원, 폐기물 감축을 위한 시설 지원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시행 이후 보다 적극적인 탄소중립 이행 추진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또 탄소중립은 전문적 지식과 온실가스 감축 수단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수반돼야 정책 수립 및 이행 점검이 가능하다. 때문에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경우 이러한 부문을 지원해 줄 전문기관의 도움이 절실했다. 이에 대진대는 지난해 초반부터 학교 내 관련 연구 담당 교수진과 함께 중장기적 탄소중립 확립 논의를 진행했고, 2022년 7월 대진대 탄소중립지원센터를 발족했다.”
-탄소중립지원센터의 구체적 운영 계획에 대한 설명해 달라.
“탄소중립지원센터는 탄소배출 절감과 관련한 지식 교육 및 R&D 지원, 탄소중립 기본계획의 수립과 이행, 온실가스 감축 방안 및 인벤토리 관리,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2022년 3월에 발효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탄소중립지원센터는 정부의 국고를 받아 지원 위탁 운영 가능하다. 이는 국내 17개 광역지자체와 226개 기초지자체는 법에 의거한 것이다. 해당 지자체의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탄소중립지원센터는 지자체에서 탄소중립 지원 업무 지원을 위해 2021년부터 탄소중립 국제 세미나 등을 유치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약 40여개 기업과 온실가스 감축 및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포천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와의 협력도 필수일 듯하다.
“물론이다. 포천시에 위치한 대진대는 양주시, 동두천시, 연천군 등과 인접해 있다. 포천시를 중심으로 한 경기동북부지역은 인구소멸과 산업의 정체 등으로 인해 지역 발전에 항상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대진대는 대학이 가지는 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연구와 지식의 전달,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대진대 탄소중립지원센터는 공공정책대학원 내에 탄소중립학과를 개설 운영 중이다. 해당 학과의 목표는 탄소중립 전문가 양성 및 교육 기반 마련과 연구 활동을 위한 인재 양성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및 혁신 기업체,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탄소중립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연천군도 탄소중립지원센터 지정 절차가 이뤄질 예정인데, 아마 대진대가 이번에도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대진대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현재 동남아 지역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 4월 베트남 농업법인 ‘에코 팜 코퍼레이션(ECO FARM Corporation)’과 체결한 국제업무협약이다. 이는 해외 탄소중립 협력을 위한 해외 센터 구축에 첫 발을 내디딘 성과다. 이번 협약을 통해 에코 팜 코퍼레이션과의 공동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현 정부와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나 탄소 감축 협력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글로벌 탄소 감축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을 시작으로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등 해외 지역과 기후 및 탄소중립 협력도 계획 중이다.”
-대진대는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대진대는 경기 동북부 거점대학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과대학 개설도 이를 목표로 추진 중인 숙원사업이다. 경기 동북부 지역은 수도권임에도 의료시설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실제로 대진대 교직원 중 한 명ㅇ은 5~6바늘을 꿰매야하는 부상을 당했을 때, 1시간이나 걸려 의정부까지 병원을 찾아가야 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또한 정밀진단을 할 의료시설도 부족해 지병이 악화되는 사례도 포천시에선 종종 나타나곤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진대에선 경기 동북부 130만 시민과 의료서비스 취약지역인 강원 동북부 20만 시민의 의료복지 증진을 위해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하게 됐다. 또한 포천시는 우리 군이 자리 잡은 최전방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군에 대한 원활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상급병원 및 의료 인력 수급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진대에 의대가 유치된다면 현재 부족한 인재인 외과, 소아과 등의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자 한다.”
-의과대학 유치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의과대학을 새롭게 유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계에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로운 의과대학 신설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관련 논의한 후, 의료계와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구체적 방법을 두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타 대학들 역시 의대신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 의대 신설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확정·발표하길 기다리고 있다.
-대진대가 목표하는 대학 모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총장 취임 후부터 대진대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키워드 만들기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준비했다. 외부 기업이나 학생들이 대진대를 생각했을 때 ‘그래도 특정 분야에선 대진대가 최고 수준이지’ 이런 말을 듣도록 만들고 싶다. 또한 4차 산업혁명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인공지능(AI), 로봇, 에너지 분야 등에서 첨단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등 각 분야에서 에서 급격한 변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환경의 변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대진대의 인재는 단순히 한 분야의 전문가임을 넘어, ‘창의융합인재’가 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의 전반적인 구조를 개혁하고자 한다. 이에 AI빅데이터융합학과, 바이오제약공학과, 탄소중립과학기술학과, 스마트팩토리학과도 대학원에 신설했다. 이를 통해 창업과 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끌 혁신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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