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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전세시장의 흐름이 심상치가 않다. 서울 아파트는 매매가격보다 먼저 전세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서 지난해 5월부터 63주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모든 주택의 전세가격이 다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 연립주택은 110주째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등 지역별, 주택 유형별 양극화 장세가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불안과 대출규제, 주택시장 불안정 등에 따른 매매 대기 수요들로 임대차 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가율도 좁혀지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서 2022년을 떠올려보면 월세 비중이 급증하면서 대한민국에 전세제도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올 정도로 전세가격은 급락했었다. 그랬던 전세가격이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V 자 반등 곡선을 그리며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격은 ‘전월세전환율’로 설명할 수 있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같은 월세라고 해도 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월 15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하는 임차인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를 살펴보자.
연간 임차료 1800만 원(150만원 X 12개월)을 전월세전환율 2%로 적용하게 되면 전세보증금이 9억 원이 되지만, 6%를 적용하면 3억 원이 된다.
월 임차료 150만 원인 주택과 200만 원인 주택을 전세로 전환할 때 전월세전환율에 따라서 전세보증금이 동일해질 가능성도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월 임차료 150만 원을 전월세전환율 3%로 적용할 때와 200만 원을 4%로 적용할 때의 전세보증금은 6억 원으로 동일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은 특정 아파트 단지 내에서 전세보증금이나 월세의 시세가 형성되면서 전월세전환율이 변동되기 때문에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또한 법적인 강제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법정 상한선의 기준이 있는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시행령으로 정한 이율(현재 시행령은 2.5%로 정하고 있다)을 더한 것으로 현재 기준금리가 3.5%라는 것을 적용하면 전월세전환율은 6%가 된다.
전월세전환율이 내려가면 월세를 전세로 변경할 때 전세보증금이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전세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기준금리는 3.5%로 계속 변동이 없었는데, 최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기준금리는 동일했으나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금리의 변동 때문일 것이다. 2024년 7월 시중 5대 은행 신규취급액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70%고, 전세대출 평균금리는 3.93%다. 2022년 이후 둘 다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금리 인하의 영향이 매우 크며, 매매수요 감소로 인한 임차수요 증가 및 전세사기 등의 이슈로 인한 非아파트 전세 非선호 현상의 이유가 더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올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기대되고 아파트 신규공급 부족,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 전세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가격 상승으로 매매가격과 차이가 적은 아파트의 거래도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시장도 매매와 마찬가지로 금리, 특례론 등의 금융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이라 하반기 관련 정책에 따른 시장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만, 주택 매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거주 환경과 환금성을 고려하여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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