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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속실 설치 앞두고 김건희 여사 ‘몸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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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휴가기간…부산서 나홀로 행보

첫날 키워드 ‘민생’, 둘째날 ‘역사·문화’

‘채상병 특검법’ ‘권익위 간부 사망’ 등

커지는 야권 공세에, 국민의힘도 우려

김건희 여사가 대전 중구 태평전통시장을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낸 김건희 여사가 부산에서 연이틀 ‘나홀로’ 행보에 나섰다. 8월 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제2부속실 설치를 앞두고, 김 여사가 본격적인 광폭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에서 김 여사를 수사 대상에 올리는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고,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고위 간부가 사망하면서 김 여사가 다시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여권에선 김 여사 행보를 다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단독으로 크게 4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6일 부산 ‘명란브랜드연구소’와 ‘부산 깡통시장’을, 7일 부산 중구 ‘근현대역사관’과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 등을 방문했다.

일정은 모두 ‘깜짝 방문’으로 사전에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었다. 일정이 알려진 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 부산행에 대해 “휴가를 활용해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가장 먼저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명란 음식이나 캐릭터가 들어간 상품을 판매하는 ‘명란브랜드연구소’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음식뿐 아니라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개발 등 초량의 특산물인 명란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인상 깊다”며 “이런 식으로 관광상품을 많이 개발하면 내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깡통시장으로 이동한 김 여사는 1시간가량 시장에 머무르며 대추와 마늘 등 식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상인들에게 “날도 더운데 건강을 챙겨가면서 하시라.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상인들과는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여름 휴가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을 찾아 외국인 관광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여사가 입은 고양이 그림 티셔츠는 감천문화마을 굿즈 ⓒ대통령실

행보 첫날 키워드가 ‘민생’이었다면, 둘째날 키워드는 ‘역사와 문화’였다. 김 여사는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부터 6·25 전쟁·산업화·민주화 시대를 지나며 발전한 부산 변천사를 조명하는근현대역사관과 6·25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흰여울문화마을을 찾았다.

김 여사는 부산의 옛 기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고, 기억을 공유하며 미래를 여는 부산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어서 뜻 깊었다는 취지의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또한 시민들과 만나 ‘셀카’를 찍고 담소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많은 분들이 부산을 찾아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며 “제2의 수도인 부산의 미래를 부산시민들과 함께 응원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행보가 연이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선 영부인의 일정 등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의 부활을 앞두고, 김 여사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야권에서 한층 수위가 높아진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김 여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여권에선 김 여사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당초 비공개 일정이었는데 결국 언론에 알려졌다”며 “대통령 부인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현재 상황에선 최대한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는 게 낫다”고 했다.

사망한 권익위 간부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처리 담당자였던 것에 대해서도 야권에선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에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숨진 권익위 국장은 명품백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이를 막지 못해 죄송하고 아쉽다고 토로했다고 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이 끝내 아까운 공무원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정훈 대령과 백해룡 경정,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등 윤석열 정권의 권력 농단 앞에서 피해자가 양산되는 상황”이라며 “국회 상임위에서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안타까운 사건을 민주당이 또다시 정쟁 소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이 ‘정권 외압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안타까운 사건을 또다시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숨진 권익위 국장에 대해선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정치 공세는 협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키울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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