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엽고 하찮은 행사라니.
지난 7일 시카고트리뷴은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하찮은 행사 시카고 더키 더비(Chicago Ducky Derby)를 소개했다.
시카고 더키 더비는 매년 스페셜올림픽(Special Olympics Illinois)에서 진행하는 자선 행사다. 참여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10달러를 내고 오리를 산다. 오리를 강에 떨어뜨린다. 내 오리가 1등을 하길 응원한다.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마리를 사도 된다.
경쟁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평화롭다. 돈을 내고 오리를 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평안한 얼굴로 흘러가는 오리를 촬영하고 있다. 1등 오리의 주인에겐 상품이 주어지지만, 수많은 오리 중 내 오리가 어디 있는지 쉽게 구별하지도 못하는 경기다. 마음을 내려놓고 자선 행사를 즐기는 편이 현명하다.
지난 7월 타임아웃은 경주에서 1등을 한다면 2,500달러의 상금 혹은 그에 준하는 상품을 받는다고 전했다.
오리 인형이 그대로 버려져 쓰레기가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가 끝나면 오리는 뜰채에 건져진다. 강 위에 부표 레일을 띄워 경주 코스를 정해두기에 오리의 탈주도 없다.
매년 65,000마리의 오리가 출전해 레이스를 펼치는 시카고 더키 더비. 주최 측은 기부금을 발달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에게 사용한다.
스페셜올림픽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 대회로, 1968년부터 꾸준히 개최되어 왔다. 2024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국제통합스포츠대회는 지난 6월 강원도 인제에서 열렸다.
박채아 / chaeA.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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