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서 발생한 사내 성희롱을 이유로 퇴사한 피해자라고 밝힌 여직원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두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장문의 반박문을 냈다.
자신을 민 대표의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당사자라고 소개한 B씨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 대표의 거짓말을 참을 수 없어 글을 남기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민 대표는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하여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둥 수많은 거짓말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글을 요약하면 B씨는 지난 3월 6일 어도어 A 임원의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에 가까운 부당한 지시에 대해 신고했다. 이후 B씨는 3월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 받고, 같은 달 21일 회사에서 퇴사했다. 그는 임원 A 임원을 두고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전적이 있던 분”이라며 “A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구성원들이 저뿐만이 아니었기에 조직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 용기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주말과 명절 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업무 지시 카톡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토요일에 A 임원이 보낸 업무 지시 카톡에 1분 만에 답변하자 ‘민희진 대표가 카톡을 보냈는데 왜 내 카톡에 바로 답변해서 혼란스럽게 하냐’고 혼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훈계와 지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오후 8시 30분에 퇴근하려고 하자 30분 뒤부터 회의를 시작하자는 지시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임원은 기본적으로 매사 항상 비난하는 투로 나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 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를 지시해 나의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며 “주말과 설 연휴,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통해 급하지 않은 업무를 지시했고, 주말 오전부터 연락하고 고통스러운 훈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다만 A 임원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 대표에게 A 임원에 대한 엄중한 경고 조치할 것을 권고했으나, 민 대표는 A 임원에 대한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민 대표가 신고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까지 A 임원의 ‘혐의없음’을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미친 X’ ‘인실X’ 등 온갖 욕과 폭언으로 선 넘는 모욕을 했고, 신고 무효화 목적으로 B씨를 ‘일도 X 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몰아갔다는 게 B씨 주장이다.
앞서 한 매체는 민 대표가 A 임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사내 성희롱 신고가 들어왔을 때 민 대표가 A 임원의 편을 들고 피해자 B씨를 외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민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B씨가 괴롭힘을 느꼈었다는 것이 모든 일의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간 A 임원과 B씨 모두에게 진심 어린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과할 것은 하고 서로 앙금 없는 관계로 정리되길 바랐다”며 “지금까지 모두 잘 화해하고 끝난 일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B씨는 보도에 나온 원색적인 욕설 역시 민 대표가 B씨 자신에게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B씨는 “민 대표는 자기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하며 왜곡과 불법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말이 무색하게 나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해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면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고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행동인지 재차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B씨는 “민희진 대표님은 하이브 인사팀에 항의할 당시 제가 일을 못 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고 애쓰셨다”며 “가해자 A 임원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부추기고,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제 신고가 무효화 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와 A 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며 “지난번처럼 초점을 벗어나는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 내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고 한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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