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트레이더스 인천 송림점에는 고객들이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오픈런’ 인원은 평일 기준 평균 50명, 주말엔 200명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인천 지역 해수욕장에 놀러 온 여행객은 물론,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려는 지역 주민들이 바캉스를 준비하기 위해 트레이더스를 찾고 있는 것이다.
부산 내 트레이더스 점포 역시 여름 휴가 용품을 구매하려는 이들로 붐비고 있다. 트레이더스 서면점, 명지점, 연산점 3곳은 이달 휴가철 인기상품인 삼겹살, 주류, 컵라면, 물놀이용 기저귀 등을 할인 판매하는 ‘바캉스 특화 행사’를 단독 진행해 매출이 2주 전 대비 2배 이상으로 뛰었다.
|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보다도 10~15%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는 창고형 할인점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특히 휴가철을 맞아 인기 휴가지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마트 맥스 등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주류와 수산물 매출은 각각 27.5%, 21.1%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외 육류(8.7%), 과자(6.9%), 채소(6.3%) 등 먹거리 매출도 전반적으로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마트 맥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류 매출은 20%가 늘었고 수산물과 육류, 유제품 매출은 10%씩 증가했다. 과자와 채소, 과일 매출도 5% 상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판매·저마진 정책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휴가철 식료품과 바캉스 용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형마트와 제품별 전문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창고형 할인점이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절대우위의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창고형 할인점은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가 대형마트에 비해 훨씬 적게 드는 데다 대용량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가격을 대형마트 대비 10~15%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게 과연 최저가일까라는 의심없이 제품을 집어들 수 있다.
이에 더해 창고형 할인점 전용 제품군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티 스탠다드’는 핵심 기능에 집중한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매출로도 연결됐다. 상반기 이마트와 전문점의 매출 성장률이-1.5%, -8.1%를 각각 기록할 때 트레이더스만 8.0% 늘었다.
|
창고형 할인점의 인기는 인터넷 상에서 소비 트렌드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대용량 식자재 싼 값에 산 이후 소분해서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휴가철 영향으로 매출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고물가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대용량 식료품 등을 값싸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특히 창고형 할인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창고형 할인점은 마진이 적어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실제로는 운영비가 덜 들어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