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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추가청산 공포…엔화에 요동치는 금융시장

베타뉴스 조회수  

‘슈퍼 엔저’에 엔 캐리 트레이드 대유행
엔 캐리 규모 수조 달러 추산…금융시장 불안요인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 엔캐리트레이드의 규모를 두고 금융시장에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일단 안정을 되찾았지만 수백조에서 수천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엔 캐리 자금이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해 그 차이로 수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다.

▲ 엄청난 규모라고 짐작만 될 뿐 정확한 금액도 알 수 없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두고 금융시장에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지난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규모가 수천억에서 수조달러(수백조에서 수천조원)로 추산된다. 사진은 일본 엔화 ©이하사진=연합뉴스

CNN은 이자가 거의 없는 엔화 대출을 받아서 미국 국채에 투자해서 5% 이익을 거두는 것은 안 하면 이상한 일 같았다고 평가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일본이 유일하게 거의 공짜로 돈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저금리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멕시코 페소 등 신흥 시장 통화부터 대만 주식, 부동산, 미국 기술주에까지 수익성 높은 모든 부문에 투자했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로 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인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민간 자본, 일본 기업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 주체를 매우 다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UBS 글로벌 전략가 제임스 말콤은 2011년 이후 누적된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5000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이 지난 2∼3년간 추가됐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주간 이중 약 2000억달러어치가 청산됐으며, 이는 예상 청산 규모의 4분의 3에 달한다고 말했다.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일본 내부에서도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이용돼 언젠가는 크게 청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경 간 엔화 대출은 2021년 말 이후 7420억달러 증가해서 1조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엔 엔 캐리 트레이드 물량도 포함돼 있다. ING은행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생한 국경 간 대출은 지난 3월 기준 157조엔을 기록, 3년 전에 비해 21%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넓은 의미에서 일본 정부 전체가 거대한 캐리 트레이드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은 자금 약 절반을 외국 주식과 채권에 할당했다.

투자자들이 황급히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 경우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사용된 더 투기적인 거래는 대부분 청산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헤지펀드에 이어 다른 투자자들이 처분에 나서면서 더 많은 거래가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씨티은행 통화 애널리스트 다카시마 오사무는 “지금 조정은 시작일 뿐”이라며 현재 달러 대비 140엔대인 환율이 2026년에 129엔으로 내려가며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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