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거듭되는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국민들의 거부권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시점이 곧 나타날 것이라며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15번 행사했던 거부권을 21번으로, 또 이승만 대통령의 43번을 넘겨 나가는 과정 속에서 큰 압박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지금까지는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요동하지 않았지만, 결국 주권자인 국민들의 민심과 요구사항을 거부하기는 점점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헌법 질서를 지키지 못하고 중대한 법을 위반했을 때 한 번 (탄핵을) 경험했던 적이 있다”며 “실현 가능성은 철저하게 국민 의지에 있다고 보인다. 지금도 국민들이 판단하고, 주권을 가지고 진행할 거라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3차’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것과 관련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새 특검법 수사 대상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추가하는 등 이전보다 강화한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 수사 대상에 김 여사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 전 대표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 개입 의혹도 다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 “한동훈 대표께서 3자 추천안을 언급했는데, 실체는 없는 것 같다”며 “한 대표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생각하고 있는 특검법안을 내놓아야 한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연기만 피우는 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협상 여지를 남겼다. 박 원내대표는 “어차피 특검법은 상임위에서 서로 통합해서 심리된다. 자체 특검법을 강하게 내놓았지만 당내에서도 일부 3자 특검법이 좋을 수 있다는 다양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제3자 특검법안이 나오면 이 부분에 대해 잘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한 데 대해 “채 해병 특검법을 막기 위한 프레임 전환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진정성이 있는지 따져 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진정성을 갖고 영수회담에 임한 후 대통령이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가 되어야 한다”며 “국정 난맥은 대통령이 채 해병 특검법을 수용해야 문제가 풀리는 것이다. 특검법 방어기제로서 협의체를 제안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가 모처럼 형성된 여야 협치 분위기를 깨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맞섰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은 민주당이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법”이라며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고 정의를 실현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고 국민의힘에서 이탈의 조짐이 있어 내부에서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채 해병 특검법이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 협치의 절정이 될 수도 있다. 여야 협치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작용한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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