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가을에 접어든다는 절기 입추(立秋)였지만 최근 전국 각지에는 폭염 등 이상 기후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기후가 급변하면서 자연스레 농어민 등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신문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연일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영남일보 <폭염 아니면 폭우…‘도깨비 날씨’ 지속>, 경기신문 <역대급 ‘폭염’ 속 기습적 ‘폭우’…오락가락 날씨에 짜증 폭발> 등의 기사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전국 각지에서 폭염 아니면 폭우, 특히 동남아 지역의 ‘스콜’과 같이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 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경상일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폭염은 기후변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며 “폭염 재현 주기가 짧아지고, 언제 또 이같은 무더위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다. 강원일보는 7일 1면 톱기사 <기후 위기에 타들어 가는 ‘고랭지 배추’>에서 “일부 고랭지 배추재배 농가는 배추의 줄기와 뿌리 부분이 무르고 썩는 ‘무름병’으로 인해 여름철 수확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태백 지역의 출하가 어려운 배추밭 사진을 함께 실었다.
폭염으로 수온도 높아지고 있다. 뉴스사천 6일자 <연일 계속된 폭염에 은어도 ‘헉헉’... 사천강서 은어 사체 긴급 수거>기사를 보면 경남 사천시 사천 강변에는 사천시가 지난 5일 하루동안 수거한 은어 사체만 30kg, 300마리가 넘었다. 이는 연일 35도 이상 계속되는 폭염으로 물속 산소가 급격히 줄어서 발생한 일이라고 진단했는데 이날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사천강 용존산소량(DO)은 0.67ppm으로 나타났다. 어류 생존에 필요한 용존산소 농도는 4ppm이상이다.
부산일보 7일자 <폭염 속 들끓는 해파리, 국내 연근해 어민들 ‘한숨’> 기사에 따르면 폭염으로 국내 앞바다에 해파리가 자주 나타나고 조업 중인 어민들 그물에 섞여 들어와 해파리를 고등어 등과 분리해내는 작업으로 인건비가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남일보 이날 사설을 보면 서부경남 주민들의 상수원인 진양호 일부 지역에 올해도 남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해 물 색깔이 짙은 초록색으로 변해 식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남일보는 “이상 기후 탓만 하는 것은 문제”라며 “근본 대책이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기후 위기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영남일보는 7일 <‘재난급 기후변화’ 동해안 해수욕장 피서객 안 보인다> 기사에서 “휴가철 피서객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울진 망양해수욕장은 썰렁하기만 하다”고 보도했고 경상매일신문은 이날 <폭염으로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율 증가> 기사에서 “대구시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 무더위와 8월 휴가철 야외활동 증가로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동양일보 6일자 <‘살인 폭염’…충북서 가축 6만4528마리 폐사> 기사에선 폭염이 이어지면서 충북 폐사 가축 수가 전국(30만3111마리)의 21%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폭염으로 전통시장이 침체된다는 보도도 있다. 충청신문 7일자 <폭염에 발길 끊긴 대전 전통시장…대형마트는 ‘북적북적’> 기사를 보면 “며칠째 이어진 폭염에 이렇다 할 냉방시설이 없는 전통시장은 손님 발길이 뚝 끊긴 반면, 대형마트는 무더위를 피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전했다. 이에 전통시장 냉난방 장치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전북신문도 <폭염에 전통시장 손님 발길 ‘뚝’>에서 전주의 한 전통시장 모습을 전했다.
폭염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영남일보는 7일 사설에서 “5월20일부터 6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대구경북 190여명을 포함해 1700여명이고 사망자도 14명이나 된다”며 “폐사한 가축도 30만 마리가 넘었고 양식장 피해가 커지고 있으며 물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경북 청도군 1700여세대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고 전한 뒤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총체적인 보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에어컨이 없거나 전기 요금 등으로 켜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앞장서야 한다”고도 했다.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살수차를 동원해 기온을 떨어뜨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충북 증평군에선 버스정류장에 얼음을 비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온열질환을 주의하라는 경고도 지면에 실렸다. 남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난 3~4일 광주 10명, 전남 28명 등 모두 3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며 “각 지자체는 사망자 발생 환경과 상황을 분석해 대비책 마련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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