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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소매치기 줄고 교통은 원활…올림픽이 바꾼 파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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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청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파리의 시청 앞 모습. 소지품 검사 후에 들어갈 수 있는 파리시청 내 올림픽 행사장에선 탁구·배드민턴 등 올림픽 종목 경기를 체험할 수 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설렘 가득한 얼굴의 관광객과 짜증 가득한 얼굴의 파리 시민이 뒤섞여있던 2024년 여름 파리의 모습이 달라졌다. 하계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파리는 ‘올림픽 모드’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 일반 관광객보다 ‘올림픽 관람객’ 우선

먼저 100년 만에 세계인의 축제인 하계올림픽을 치르는 만큼 파리는 도시 자체를 올림픽 모드로 전환했다. 올림픽 경기를 보러 파리에 온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도심의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고, 일부 도로가 보행자 전용으로 운영해 지하철을 제외한 지상 대중교통이 막혔다. 파리 관광객들의 발이 되어주었던 버스가 진입할 수 없는 구간이 많았고, 택시 서비스인 우버 등도 승하차를 위해선 도보로 많이 걸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관광명소를 올림픽 경기장으로 이용하면서 이곳을 보러 오려는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불편해졌다. 예를 들어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열리는 그랑팔레는 유지보수를 위해 2021년부터 임시 폐쇄됐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그랑팔레의 일반인 관람은 내년 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도 마찬가지다. 앵발리드 앞에서 진행되는 양궁 경기로 인해 이곳을 방문하는 일반 관광객들은 경기장을 한참 돌아야 입장할 수 있다. 폭염주의보 속 파리 도심 곳곳에 설치된 펜스로 인해 눈앞에 보이는 목적지를 빙 둘러 입장하는 관광객들이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에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랑팔레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그랑팔레. 2021년 3월부터 유지보수로 잠정 폐쇄된 그랑팔레에선 올림픽 펜싱 종목과 태권도 종목 경기가 치러진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 소매치기·잡상인이 사라진 파리

파리는 10년 넘게 이곳에 거주한 외국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나고 자란 일명 ‘파리지앵’도 당하는 소매치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소매치기단은 단체 관광객이나 가족으로 위장한 뒤 지하철 출구 계단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 칸에서 주로 범행을 저지른다.

지난해 여름 파리 지하철에서 목격한 10대 소매치기단은 무척 대담했다. 7명이 넘는 10대들이 범행 대상으로 정한 외국인 관광객을 둘러싸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을 바로 옆 칸에서 보기도 했다. 범행을 바로 알아차린 한국인 중년 관광객은 소매치기단 중 한 명을 잡았지만, 오히려 관광객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결국 붙잡은 손을 놔주기도 했다.

특히 소매치기가 많이 발생하는 지하철은 루브르 박물관과 샹젤리제 등을 통과해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1호선이다. 그러나 헌병·경찰 등이 지하철역 안팎뿐만 아니라 운행 중인 지하철 안에도 탑승해 순찰하고 있다. 프랑스에 5년 넘게 거주했지만, 지금처럼 파리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다.

지하철이나 샤를드골공항과 도심을 잇는 광역전철(RER) 등에서 발생하는 집단 소매치기단뿐만 아니라 잡상인들도 사라졌다. 파리 거리에서 불법 게임을 진행하던 도박단이나 주요 명소에서 팔찌를 채운 뒤 강제로 판매하는 잡상인, 보자기에 에펠탑 조형물과 열쇠고리 등을 판매하던 잡상인들도 모두 사라졌다.

자전거 보관
파리의 관광명소인 루브르박물관 앞 도로가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은 박물관 옆 도로에 대규모 자전거 보관대가 운영 중인 모습. 현수막엔 파리시의 자전거 공유임대 서비스 ‘벨리브’의 캐치프레이즈인 ‘자전거 혁명 만세’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 치안 개선은 긍정적이나 물가 급등은 불만

프랑스에선 지난 몇 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밝혀진 민간인 대상 테러가 몇 차례 발생했다. 특히 2016년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남부 니스에서 발생한 테러는 차량이 시민들에 돌진하며 86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따라서 대규모 사상자를 낼 수 있는 차량 테러를 막기 위해 프랑스 내무부는 자동차 사전 통행 등록 제도를 실시했다.

야외 개막식이 치러지기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달 18일부터 자동차 및 보행자의 파리 일부 구간 통행이 금지됐으며, 개막식이 끝난 지금도 자동차의 파리 중심가 통행은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주요 올림픽 경기장 및 관광명소 주변도로(샹젤리제·에펠탑 부근·루브르 박물관 부근 등)는 펜스와 함께 헌병 소속 대형 차량으로 진입 자체를 차단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찰과 헌병 등 보안 인력이 늘어나고 소매치기가 줄어 파리가 안전해진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올림픽 특수로 물가, 특히 식음료 가격이 많이 오른 점은 불만이다.

오는 12월 재개장을 앞둔 노트르담 대성당 옆 간이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는 7유로(한화 1만500원)였다. 흰 바게트 반 개에 싸구려 치즈와 햄이 들어가고 샐러드가 몇 장 들어간 기본 샌드위치의 가격이다. 최근 급등한 원/유로 환율을 고려하면 지갑을 선뜻 열기가 꺼려지는 가격이다.

살벌한 외식 물가에 가격이 올림픽 특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맛도 보편화된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찾았지만 대부분 관광객이 같은 생각을 한 듯하다. 효율적인 동선을 방해하는 펜스를 돌아 겨우 찾은 햄버거 가게에선 주문을 위해 입구 바깥까지 줄 선 인파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지금 파리는 소매치기가 사라지고 자동차 통행도 줄어 올림픽 관람에는 최적화됐지만, 도심지 명소 관광 자체가 파리 방문 1순위 목적이라면 계획에 차질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재개최된 제33회 하계올림픽은 오는 11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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