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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이사 선임, 용산 각본대로 진행했는지 국정조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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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배후에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것 아닌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류일형 KBS 이사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기 전 ‘누구는 탈락할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았다”며 “우리는 ‘보궐로 들어간 이사들은 연임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결과적으로 (그 소문이) 상당 부분 맞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명과 KBS 이사 7명의 명단을 용산(대통령실)에서 받아서 의결했고, 그 창구는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최아무개씨로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류 이사는 정 의원 발언을 인용하면서 “용산에서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됐다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국회가 국정조사에서 분명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공영방송 3사 이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문에는 강중묵·권태선·김기중·윤능호·박선아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KBS 이사, 유시춘·조호연·문종대·박태경 EBS 이사 등 15명의 공영방송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공영방송 이사들은 회견문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야당의 방통위원장 탄핵을 ‘이진숙 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이진숙 사태가 근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야욕에서 비롯됐다고 규정하며 이번 사태를 올바르게 해결할 출발점은 윤석열 정부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무효화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이 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이 KBS 이사 7인, 방문진 이사 6인을 임명한 것을 두고 이사들은 “두 방통위원은 대통령이 자신들을 임명한 당일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위한 위원회를 기습 소집해 회의 1시간여만에 80명 넘는 지원자 가운데 13명의 새 이사를 결정했다”고 지적하며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자질과 적격성 여부에 대한 공정하고 실질적 심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이 위원장은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지난달 3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첫 회의를 개최하는 모습. 사진=방통위
▲ 지난달 3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첫 회의를 개최하는 모습. 사진=방통위

또한 이사들은 “11명의 KBS 이사 중 7명만, 9명의 방문진 이사 중 6명 만을 선임한 이유를 알 수 없으며 두 방송사 야권 성향 이사 11명 중 4명(방문진 권태선·김기중·박선아, KBS 조숙현)만 특정해 후임자를 정한 것 역시 아무런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며 “이런 상황이니 ‘이진숙 체제’가 임명한 이사들로 새로 출범하는 KBS와 방문진 이사회가 어떻게 정당성과 책임성을 갖고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권태선·김기중·박선아 방문진 이사는 지난 5일 서울행정법원에 방통위의 새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과 임명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또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했던 조능희·송요훈·송기원씨는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공영방송 이사 임명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를 신청하고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원자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 첫 심문기일이 오는 9일로 예정됐다. 현재 이사들의 임기는 오는 12일까지다. 

박선아 이사는 7일 기자들과 만나 “10일에는 법원에서 결정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며 “현 이사들 임기가 12일까지라 추가 대책은 12일 이후에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MBC 구성원들이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는데 법원에서도 무겁게 (사안을) 보지 않겠냐”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공영방송 이사들. 왼쪽부터 윤능호, 박선아, 김찬태, 이상요, 정재권, 유시춘, 김현, 수어통역사, 정재권, 조호연, 류일형. 사진=장슬기 기자
▲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공영방송 이사들. 왼쪽부터 윤능호, 박선아, 김찬태, 이상요, 정재권, 유시춘, 김현, 수어통역사, 정재권, 조호연, 류일형. 사진=장슬기 기자

공영방송 이사들은 방통위의 이사 선임이 졸속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신들이 뽑혔던 2021년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을 증언하기도 했다. 정재권 KBS 이사는 기자들에게 “2021년 방통위 공모를 통해 이사들을 선임했는데 당시 53명이 지원해 15쪽 정도의 업무계획서와 방통위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 40명을 1차로 추렸고 전원 면접을 진행했다”며 “코로나 상황에도 줌으로 방통위원들과 면접을 진행한 것을 보면 이번 이사 선임은 심사숙고하며 지원서를 제대로 읽을 시간도 없는 요식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유시춘 EBS 이사장도 “2021년 8월 EBS 이사 공모 당시에도 코로나라서 면접절차를 원격으로 진행했고 그때 여러 가지 질문이 있었고 (지원자들은) 긴 시간 답변을 했다”며 “이번에는 이 모든 절차를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박선아 이사는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회의록·속기록이 있을 텐데 가처분 사건이 지나더라도 취소소송에 가면 결국 속기록을 낼 수밖에 없다”며 “김태규 방통위 위원은 12일 전까지 공개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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