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 여파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현상이 대두된다.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기업에는 악재다. 다만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중국산 삼원계 제품으로 한국 배터리 3사에는 고객사에 화재 안정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와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붙은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의 배터리 셀은 중국 파라시스 제품으로 확인됐다.
해당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타입이다. 파라시스 배터리 제품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화재 위험으로 리콜사태를 겪었다.
인천 배터리 화재 차량에 탑재된 NCM 811 배터리는 니켈 비중이 80%로 높다.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반면,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어 화재 등 안전성을 관리하는 기술력이 필수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업계는 이 분야에서 중국 기업 대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K배터리도 화재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 2023년 8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화재 발생 건수는 LG에너지솔루션 35건, SK온 14건, 삼성SDI 1건 등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은 전류·전압·온도 등을 최적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 등으로 화재 위험을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BMS 개발에만 400명 이상의 연구원을 투입하고 관련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섰다. 삼성SDI는 배터리 팩 내부의 전류·전압, 셀 온도 등의 데이터를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이상을 예측해내는 기술을 자사 BMS에 적용했다. SK온은 비정상 작동하는 배터리를 찾아내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관리칩(BMIC)을 개발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다른 폼팩터 대비 화재에 강한 ‘각형 배터리’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원통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무겁고 에너지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선호도가 높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개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고객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0년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과 비슷한 시점에 각형 배터리를 개발해 이미 기술력을 보유한 상태다.
SK온도 2023년 초 각형 폼팩터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에 나섰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각형 폼팩터의 기술 개발이 완료됐고,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복수의 고객과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가 주력 제품 중 하나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은 7월 30일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실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들의 협력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 정관장, 일본 주요 유통채널과 입점 계약
- ‘KT vs 쌍용’ 공사비 소송에 쏠리는 눈…법원이 조정 회부한 속내는?
- 지방 금융지주 희비 엇갈려…JB·BNK 웃고, DGB 울고 [상반기 금융실적③]
- [게임브리핑] 미니게임천국 X bhc 콜라보 실시 외
- 엔씨소프트, 신작 확보로 보릿고개 넘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