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예지가 최고의 올림픽 패션 아이콘이 됐다.” (영국 메트로)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전하면서 이들을 후원한 패션 업체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국가 대표팀은 당초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를 목표로 했으나, 5일 현재 금 10개, 은 7개, 동 7개로 종합 6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건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결승에서 침착하게 총을 쏘는 모습이 중계된 후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영국 패션지 GQ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놀라운 스타일은 개막식 3인조의 아방가르드(전위적인)한 광대 복장이 아니라, 올림픽 사격선수의 유니폼”이라며 김 선수에 대해 “최첨단 스포츠 의류를 입은 공상과학 암살자처럼 보였다”라고 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 선수의 사진을 공유하며 ‘불스 아이 시크(Bull’s-eye chic)’라고 썼다. 불스아이는 ‘과녁의 정중앙’을 의미하고, 시크는 ‘세련된, 멋진’이란 뜻의 패션 용어다. 그만큼 멋진 명사수 패션이었다는 걸 의미한다.
심지어 김 선수가 지난 5월 출전한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경기 영상까지 소환됐다. 해당 영상은 40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엑스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해당 영상에 “액션 배우로 캐스팅해야 한다”며 극찬했다.
◇‘암살자 룩’ 어디 제품? 김예지 뜨자 후원사 휠라도 떴다
덕분에 사격 국가대표 선수단을 후원하는 휠라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김 선수가 착용한 것과 비슷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 링크가 공유되기도 했다.
휠라코리아는 2013년부터 사격 국가대표팀 선수단에 경기복과 훈련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예지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왼쪽 가슴엔 태극기가, 오른쪽 가슴엔 휠라의 ‘F’ 로고가 박힌 검정 휠라 퍼포먼스 집업 재킷을 입었다. 사격 공기권총 10m에서 김 선수와의 격전 끝에 금메달을 딴 오예진 선수는 왼쪽 팔에 태극기가, 가슴엔 휠라 로고가 각각 새겨진 반소매 티셔츠를 착용했다.
휠라코리아는 2019년부터 펜싱 국가대표 선수단도 후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세남’으로 떠오른 오상욱 선수는 휠라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과 양말 등을 신고 금메달을 땄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단복을 후원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장기간 운동하는 선수들을 위해 빠르게 땀을 흡수·건조하고 신축성이 좋은 기능성 제품을 위주로 훈련복을 지원했다”면서 “꾸준히 국가대표 선수단을 후원해 온 것이 결실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휠라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2007년부터 휠라홀딩스가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금메달 싹쓸이’ 태극궁사 지원 코오롱스포츠… 양궁 전용화도 개발
이번 대회에서 양궁에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한 양궁 국가대표팀을 지원한 코오롱스포츠도 웃음을 짓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최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양궁 전용화를 개발했다. 코오롱 양궁팀인 ‘코오롱 엑스텐보이즈’의 현장 실험 결과를 반영했다. 양궁화 밑창은 지면과의 접지력을 높여주는 비브람의 메가그립을 적용했고, 발등 부분은 가볍고 유연한 폴리우레탄 코팅 소재를 사용했다. 또 양궁 경기에 최적화하도록 운동화 발 앞코 끝을 낮춰 안정감과 균형감을 높였다. 의류 역시 가벼운 냉감 소재를 적용하는 등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가 전개하는 골프의류 브랜드 왁도 골프 국가대표팀에 의류와 모자, 벨트, 골프가방 등 골프복을 제공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을 딸 때마다 입고 시상식에 오르는 ‘팀코리아(Team Korea)’ 단복은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제작했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부터 대한민국 선수단인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팀도 후원한다. 경량성·통기성·신축성이 우수한 소재를 신체 각 부분의 움직임에 적합한 패턴으로 적용해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경기복을 제작했다.
이외에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과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를 후원한다.
◇루이비통·나이키도 올림픽 마케팅에 진심
패션업계가 올림픽 마케팅을 지속하는 이유는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빅데이터 업체인 런치메트릭스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기간 미국 국가대표 단복을 후원한 랄프로렌이 1480만달러(약 203억원)의 미디어 영향 가치를 창출했다고 추산했다. 나이키는 1470만달러(약 201억원)로 뒤를 이었다.
명품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총 1억5000만유로(약 2250억원)를 후원했다. 그룹 산하 브랜드 루이비통은 올림픽 성화를 운반하는 트렁크와 시상식 메달 트레이를 제작했고,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메달을, 벨루티는 개회식 의상을 제작했다.
그런가 하면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시간 계측자)인 오메가는 이번 올림픽에서 오상욱(펜싱)과 오예진(사격) 선수에게 각각 1420만원, 1290만원 상당의 올림픽 기념 시계를 선물했다. 앞서 오메가는 “파리 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두 가지 시계를 한국 대표팀에서 대회 첫 금메달을 딴 개인 종목 남녀 선수 1명씩, 총 2명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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