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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수출 효과 ‘찔끔’… 과거만 못한 수출·내수 올림픽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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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파리 올림픽’ 덕분에 우리나라 가전·디스플레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림픽 효과는 과거에 비해 미미했다. 주요 기업들의 가전제품 생산 기지가 다수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전 수출액은 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6억6000만달러) 대비 9% 증가했다. 전달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16억9000만달러에서 17억3000만달러로 2.4% 증가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28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다.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28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다. /뉴스1

산업부는 “인공지능(AI)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파리 올림픽 개최 등에 따라 글로벌 수요가 개선된 영향이 작용했다”며 “디스플레이 역시 올림픽 특수로 인한 TV용 패널 수출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두 품목이 모두 호조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림픽 특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하기는 애매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특히 가전의 경우 증감률(%)로만 보면 수출이 큰 폭 증가한 것 같지만, 금액으로는 6000만달러 증가에 그칠 뿐이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올림픽보다는 새 아이폰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난 것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가전은 수출에서 국제 올림픽 행사의 대표적인 수혜 품목으로 꼽혀 왔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런 경향이 강했다. 삼성·LG 등 대기업의 가전 제조 공장이 산업단지에 터를 두고 있던 구미의 경우, 올림픽 때마다 그 지역의 수출 증가세에 민감하게 레이더를 켜고 있을 정도였다.

구미 지역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연간)은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1996년) 21.6% ▲호주 시드니 올림픽(2000년) 25.5%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2004년) 35.5% 등이었다. 이에 힘입어 그해 전국 평균 수출 증가율도 각각 17%, 14.3%, 25.2%에 달했다.

반면 올해 구미 지역의 1~6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친다. 가장 최근 집계 달인 6월 기준으로도 9.1% 증가에 불과했다. 가전 수출의 힘이 예전만큼 못한 모습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엔 전국적으로도 그해 8월 수출이 24% 이상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특수 영향으로 당시 막 보급이 시작되던 벽걸이용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수출이 48.3%,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가 59.7% 증가하면서, 이런 성적을 강하게 뒷받침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는 주요 가전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베트남 등 해외로 다수 나가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세탁기·대형 TV 등 일부 프리미엄 대형 제품에 국한돼, 한국발(發) 가전 수출 물량 자체가 과거에 비해 대폭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전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0년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2%대 중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가장 최근(올해 1~7월)엔 1.2%로 축소됐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마을 주민들이 김우진 선수의 고향집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충북 옥천군 이원면 마을 주민들이 김우진 선수의 고향집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

한편 올림픽 특수는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 측면에서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상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행사 시즌에는 배달·음식점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음식료품 같은 비내구재 소비도 늘어난다. TV 등 가전제품 교체 수요로 인한 내구재 소비 지표도 좋아진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올림픽 덕에 부진했던 내수가 간신히 버텼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도 크게 기대하지 않은 모습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의 경우 (경기가 새벽에 진행되는 등) 시차 문제로 먹거리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사람들이 대거 가전제품을 구입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탓에 내구재 소비 영향도 덜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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