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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청약 1명 당첨에 294만 명… 조선·경향 “전 국민 로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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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지난달 7월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지난달 7월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마비 사태를 일으켜 이례적으로 하루 청약 기간을 이틀로 연장하게 만든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 1가구에 무려 294만 명이 몰렸다. 그러자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은 “정권이 사활 걸고 잡아야 할 심각한 ‘한국병’”, “전 국민 로또방 방불케 해”, “부동산 시장 고삐 풀려” 등의 반응을 내놨다.

지난달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294만4780명이 신청했다. 당초 이 아파트 무순위 청약은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신청받을 예정이었으나, 신청자가 몰려 하루 더 연장해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됐다. 지난 2일 당첨자 발표가 이뤄졌다.

▲31일 조선일보 16면.
▲31일 조선일보 16면.

지난달 31일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16면 기사에서 “한국부동산원이 청약홈을 운영한 2020년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무순위 청약은 2017년 분양 당시 가격인 4억8200만 원에 나와 시세(15억 원)보다 10억 원가량 저렴한 데다, 청약 통장 유무에 상관없이 전국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31일 <정책 실패로 집값 키우는 정부, 임대차법은 왜 없애려 하나> 사설에서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홈페이지는 전날부터 전 국민 로또방을 방불케 했다”며 “서울 서초·양천구, 경기 동탄 등 청약 관심지에서 시세 차익 5억~20억원 거론되는 특별공급·무순위 추첨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자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접속자가 폭주했다.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싼 분양가 아파트에 청약 과열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고삐가 풀린 상태”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경쟁률 ‘294만 대 1’, 집 투기라는 한국병> 사설에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이다. 현재 시세보다 10억원 저렴한 2017년 분양가로 공급돼 이른바 ‘로또 아파트’로 불리면서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빚어지고 청약 마감을 하루 늘리는 소동까지 벌어졌다”며 “서울 집값만 놓고 보면 문재인 정부의 ‘미친 집값’이 되돌아온 것 같다. ‘로또 청약’은 집 구매에 관심 없던 사람까지 투기 심리를 부추겨 주택 매수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1일 조선일보 사설.
▲1일 조선일보 사설.

“주거 안정 위한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신규 공급 줄여”

이어 보수언론과 경제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분양가 상한제, 무순위 청약제 등 무주택자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각종 제도들이 지금은 오히려 투기 심리를 조장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고물가에 공사비가 급등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분양가 상한 규제가 신규 공급을 줄이고 이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로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동탄의 청약 광풍을 낳은 무순위 청약 제도는 전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제도로 느슨하게 운영되는데, 손보지도 않고 내버려두니 로또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도 지난 1일 <집값 급등에 청약 광풍… 이래서야 금리 내릴 수 있겠나> 사설에서 “청약 열기로 인해 청약홈 사이트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한제 때문에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억~20억 원 싸다 보니 당첨만 되면 로또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한 게 현실이다. 지난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6배 높았다. 청약 광풍을 누그러뜨리려면 분양가상한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1일 한국경제 사설.
▲1일 한국경제 사설.

“그래도 청약 열기 부추기는 근본 요인은 서울 집값 급등세”

그러면서도 청약 열기를 부추기는 더 근본적 요인은 서울과 수도권 집값 급등세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는 “청약 열기를 부추기는 더 크고 근본적인 요인은 서울과 수도권 집값 급등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18주 연속 올랐으며 지난주 상승률은 전주 대비 0.3%에 이르렀다. 주간 상승률 0.3%는 5년10개월 만에 나타난 최고 수준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반포동의 신축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50억원을 찍었다”며 “서울 집값은 지금이 제일 싸다는 말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돌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내 집 마련은 모두의 꿈이다. 그럼에도 감당할 만한 가격대의 집을 구하기 힘든 현실이 청약 광풍을 부른 근본적 이유”라며 “이미 로또 청약과 줍줍은 주택 시장을 도박판으로 변질시키는 등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커졌다. 청약제도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적정한 가격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 서민주거 안정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줍줍이 나올 때마다 전 국민이 청약홈 로또만 바라보는 나라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경향 “정부 안이한 이식 보여”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는 정부가 안이한 인식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투기 심리 차단에 총력전을 벌여야 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 상승세가 ‘지엽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안이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며 “전국에서 무주택자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 집값이 공급 부족 우려로 치솟고, 그로 인해 확대되는 자산 격차에 서울의 무주택자도 지방 거주자도 절망하는 현실은 결코 ‘지엽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31일 경향신문 사설.
▲31일 경향신문 사설.
▲31일 동아일보 사설.
▲31일 동아일보 사설.

경향신문도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주택 정책 혼선과 오처방에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추세적 (집값) 상승은 아니다’라고 선 긋더니, 대통령실은 이날 ‘임대차 2법이 4년 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압력을 만들고 있다’며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은 법 시행 2년 차인 2022년 하반기 전에 이미 사용돼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 압력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임대인들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 폐지도 장기적으로 세입자 주거 안정을 흔들 수 있다. 전국적으로 번진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한 실효적 대책은 나 몰라라 하면서 집값 불안만 키울 처방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31일 <“임대차2법 폐지 검토”… 자칫하다간 혼란만 부추길 것> 사설에서 “4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되면서 수혜를 본 세입자들도 많다. 지난해 말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민 54.1%가 현행 2+2년 계약갱신요구권 유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며 “당장 폐지하기엔 시기도 좋지 않다.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임대료 상한을 폐지할 경우 자칫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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