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는 하이볼 즉석음용음료(RTD, Ready To Drink) 제품 완성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30세대가 주 소비층인 편의점 업계에서 하이볼 제품 인기가 계속 상승하며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승부하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실제 과일 원물이 들어간 RTD 캔 하이볼 2종(자몽, 레몬)을 지난 1일 출시했다. 풀오픈탭 형태의 뚜껑을 열면 과일조각이 바로 떠오르는 식이다.
과일 원물을 넣은 하이볼RTD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U편의점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생과일 조각을 넣은 ‘생레몬 하이볼’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7월 ‘생라임 하이볼’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에는 위스키 원액도 들어가 완성도를 더했다.
과일 원물과 위스키 원액으로 원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레몬, 라임 등 과일은 워낙 비싸고 위스키도 조세법 등으로 수입 비용이 높다. 작년 여름만 해도 대다수 제품들이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지 않고 오크칩과 위스키 향료를 첨가한 이유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 허위광고라는 지적도 있었다.
높은 원가를 감수하면서 계속 개발하는 이유는 비단 이러한 지적 때문이 아니라 하이볼이 편의점 주류 판매 중심으로 자리해서다. 세븐일레븐과 GS25의 올해 상반기 하이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배, 3.5배 올랐다. CU도 지난 6월 하이볼을 포함한 기타 주류 판매 비중이 13.8%를 기록하며 타 주류에 크게 앞섰다.
GS25도 버번 위스키, 백주 원액이 들어간 제품을 포함해 올 상반기만 18종의 하이볼 신제품을 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원가를 높여도 그만큼 구매 효과가 있어 다시 매출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장주현 주류팀 MD는 “생라임은 레몬보다 3배 가량 비싸고 항공편으로만 들어와 원가가 높지만 판매량이 높아 기존 45만캔 한정수량에서 100만캔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이볼이 주류 판매 판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저도주(알코올 도수 10도 이하 주류), 믹솔로지(여러 술, 음료를 섞어 음용) 트렌드에 주목한다. 하이볼은 ‘MZ’ 고객 비중이 70%에 달한다.
CU는 지난 7월 아예 레몬이 들어간 얼음 컵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취향껏 주류와 음료를 섞어 마실 수 있게 한 제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요즘에는 40대도 하이볼을 많이 소비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측도 “한 동안은 계속 다양한 맛으로 개발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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