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을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이 아파트 전체를 마비시킨 가운데, 한 아파트 입주민이 올린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화재가 난 청라 아파트 1층에 사는 입주민이라고 밝힌 A 씨는 “어제 새벽 6시 15분쯤 화재 경보가 올렸고, 오작동인 줄 알고 무시하다가 4-5회 계속되어 바깥으로 나갔다”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지하에서 매캐한 냄새가 났다. 주차장에 내려가니 주차장은 연기로 가득 찼고 무슨 일이지 싶어 사진 한 장을 찍었다”며 사진을 함께 올렸다.
발화점을 찾아가 보려는 그에게 경비원 분이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댁에 올라가 계셔라”라고 했다며 이미 119에는 신고한 상태라고 전해 들었다.
A 씨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소방차들이 여러 대 왔고 빠르게 신고되어 소방관분들이 오셨으니 화재가 금방 진화될 줄 생각했다”라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되지 않아 현관문을 누군가 강하게 두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문을 여니 소방관 선생님 2분이 계셨다”라며 “그분들이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빨리 대피하세요”라는 말을 남기며 이후 무거운 산소통을 메고 2층을 향해 뛰어갔다 전했다.
집 밖으로 아내와 함께 나간 그는 곧바로 출근을 하였는데, 이후 오후 6시 넘어 집에 돌아오니 집안 전체가 매캐한 연기와 냄새 그리고 분진들과 더불어 단전과 단수가 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크던 작던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을 거다. 하지만 이 더운 날 고생한 소방관, 경찰관 분들에 비하면 이런 불편함은 너무 보잘것없는 것이다”라며 “여전히 단수인 상태고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차량 피해도 확인이 안 됐다. 하지만 화마가 지나간 후 느껴지는 고마움이 너무 크다”라며 안전상의 이유로 현장에 남아주신 소방관분들과 경찰관분들, 그리고 지방 자치단체 관계자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또한 “우리 집 현관문에 소방관분들이 위험을 알리기 위해 철문을 두드리신 빠루 흔적이 남아있다”라며 “패어있는 흔적을 보니 얼마나 진심으로 우리 집 문을 두들겼을까.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사람을 위해 온 마음으로 두들겼음에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빠루 자국이 새겨진 사진도 남겼다.
A 씨는 마지막으로 “아내가 내 카드로 소방관 분들과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음료수를 사다 드렸다. 아내의 따뜻함도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다들 정신없었을 텐데, 어려움 속에서도 훈훈함 감사합니다”, “누군가는 소방관의 일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이렇게 고마움을 남기는 모습에 많이 배워갑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글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작성자님이 쓰신 글을 보니 아직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껴집니다”와 같은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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