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위해 티웨이항공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매수하면서 예림당을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티웨이항공의 주인이 예림당에서 대명소노그룹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달 5일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1,056억원(주당 3,290원)에 매입했다. 이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 회사인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에서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지분이다.
대명소노그룹은 더블유밸류업에서 보유한 나머지 티웨이항공 지분 11.87%에 대한 제3자 지정 콜옵션을 9월까지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양사는 티웨이항공 지분 거래 과정에서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과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블록딜을 체결하면서 티웨이항공 주식 1주당 단가는 시장가보다 21% 높은 수준에 거래했다.
일각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일 대명소노그룹은 대명소노시즌을 통해 더블유밸류업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10.00%를 709억원(주당 3,290원)에 추가 매입했다. 양수목적은 이전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지분 인수 때와 동일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은 24.9%로 늘어났다. 현재 예림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율 29.74%와 차이는 4.84%p(퍼센트포인트)로 좁혀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72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율이 예림당을 넘어서더라도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티웨이항공의 정관에 따르면 주주총회에서 일반적인 재무제표 승인이나 이사 선임, 임원 보수 한도 승인 등 보통결의에 해당되는 내용은 발행 주식 총 수 4분이 1(25%) 이상 및 출석 주식 수의 과반 이상 찬성을 얻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특별결의에 해당되는 대표이사 선임·해임, 정관 변경 등 중요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발행 주식 총 수의 3분의 1 찬성 및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
즉 대명소노그룹에서 티웨이항공을 독자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예림당이 보유한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조만간 대명소노그룹이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을 비롯해 예림당 측과 접촉하고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지금까지 확보한 더블유밸류업에서 보유했던 티웨이항공 지분과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지분 인수까지 4,000억원 이하에 확보하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분석한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24.9% 지분 매입에 1,764억원을 쏟았다. 예림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29.74%를 1주당 3,290원에 전량 인수할 경우 2,107억원 규모다.
대명소노그룹의 자금력이 부족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 유동비율은 1.43이며, 올 1분기 말 기준 대명소노시즌의 유동비율은 2.87이다. 유동비율이 1 이상에 해당되는 기업은 재정적으로 건강하고, 단기적인 금융 위험에 덜 취약하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기자본비율도 소노인터내셔널은 14.6%로 높지는 않지만, 대명소노시즌은 70.5%로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편으로 평가된다. 1분기 기준 대명소노시즌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015억원으로 자금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또한 더블유밸류업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잔여 지분 1.87%도 9월전까지 콜옵션을 행사해 추가 매수도 가능하다.
반면 1분기 기준 예림당이 보유하고 있는 연결 현금성자산은 62억원, 별도 기준으로는 404억원 수준이다. 대명소노시즌에 비해서는 모자란 수준이라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예림당이 협상에 순순히 응할지 여부다. 앞서 나춘호 예림당 회장은 티웨이항공 매각을 고려했으나, 경영권이 아들인 나성훈 부회장에게 승계되면서 항공업을 지속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환으로 올해 3월 나성훈 부회장이 티웨이항공 사내이사에 등기되면서 경영전면에 나섰다. 나성훈 부회장은 항공업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큰 것으로 알려진다.
나성훈 부회장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과 지분을 포기하지 않고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과 줄다리기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 경우 대명소노그룹에서는 티웨이항공 지분을 장내에서 공개매수하며 지분율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순 계산 시 약 300억원 정도를 투자한다면 현재 나성훈 부회장을 비롯한 예림당 측에서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율을 넘어설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매수와 관련해 “국내 호텔앤리조트 사업 및 해외시장 확대와 함께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항공업에 대해 큰 관심과 투자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항공사업과의 다양한 형태의 사업 제휴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물론, 회사 미래가치 상승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준혁 회장은 고 서홍송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2023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을 이끌기 시작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서준혁 회장이 티웨이항공 인수로 사세를 확장하고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소노인터내셔널·대명소노시즌, 더블유밸류업 보유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 공시 | |
---|---|
2024. 8. 2 |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
소노인터내셔널 2023년 감사보고서 및 대명소노시즌 2024년 1분기 분기보고서 | |
---|---|
2024. 8. 2 | 대명소노그룹,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
- 뒤죽박죽 ‘기후변화’, 동해안 찾는 상어들
- 게임 선불 충전금, 보상 사각지대 우려
- ‘탄핵안 18건’ vs ‘거부권 15번’… 여야 ‘여론전’
- 정치권, ‘제2부속실’ 설치에 시큰둥한 까닭
- BNK부산은행, 부산시와 ‘희망더함주택 건설자금 금융지원’ 맞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