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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앞두고 교육계 ‘혼란’…국제조사단 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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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이주호 장관이 지난해 6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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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이주호 장관이 지난해 6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오는 2025년부터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일부 과목에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교원단체가 국제교원단체에 ‘한국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 사업에 대한 국제조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만일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달 12~16일 AI 디지털 교과서 심사 참여 접수가 시작된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등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로, 같은 수업을 받더라도 학생 별로 다른 ‘학생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교육 관련 기업들은 기존 종이 교과서 대비 비싼 AI 디지털 교과서라는 새 먹거리를 확보하고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오는 9월 24일 1차 심사를 한 뒤 수정을 거쳐 11월 말 최종 결과가 확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여전히 교육 현장에선 학습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원단체는 법률상 교과서 개념 충돌 문제, 정보 인권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의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 신뢰성을 잃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에 미칠 영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반대하는 단체 중 하나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는 반대 목소리를 꾸준히 내는데 이어 전날 세계 최대 교원조직인 국제교육연맹(EI)에 국제조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EI는 지난 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0차 총회를 개최해 ‘기술, 인공지능(AI) 그리고 교직의 미래’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회원 단체 대표단 1200명이 참여했다.

이번 총회에서 결의문을 제안한 EI 랜디 와인가튼 집행위원(미국교사연맹(AFT)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AI 기술이 교육 분야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생 간 디지털 격차, 불평등의 심화, 공교육 재정이 사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EI 소속 교원노조인 전교조 대표이자 집행위원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한 전교조 전희영 위원장은 해당 결의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전 위원장은 “한국 교육부가 AIDT 사업이 세계 최초임을 강조하며 여러 우려를 방치한 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다”며 EI에 한국 AIDT 사업을 검증하고 대응할,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조사단 파견을 긴급하게 촉구했다.

총회 발언자로 나선 전교조 황현수 국제국장(EIAP 집행위원)도 “전 세계 교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내용이 현재 한국에서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며 “열악한 교실 환경 개선,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사 정원 확충 등 공교육 체계를 개선하는 데 사용돼야 할 공적 자금이 아무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EI는 이번 채택된 결의문을 중심으로 전교조의 국제조사단 파견 요청에 대해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만일 국제 교원 단체에서 부정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국내 교육계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공교육정상화 특별법 추진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공교육정상화 특별법 추진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I가 AI 기술에 대한 우려 입장을 드러낸 것에 대해 교육부로서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이주호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관련 질의에 국제기구와 EI에서도 AI를 사용하면 굉장히 효과가 있다는 지지가 있었다고 답변한 바 있는데, 이처럼 이 부총리가 AI 디지털 교과서의 신뢰도를 근거로 거론한 EI가 정작 이번 총회에서는 교육 현장에서의 AI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 전교조는 EI 마틴 헨리 연구 총괄 담당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이 장관의 발언을 직접 부인했다고 발표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마틴 헨리 연구 총괄은 “EI의 입장은 이 장관의 이야기와 반대다”며 “AI가 효과적이라고 입증할만한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교조는 “이 장관이 본인의 디지털교육 정책 성과 쌓기에 눈이 멀어 국회와 국민 앞에서 거짓말한 것”이라며 이 장관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전교조 이기백 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EI 국제조사단이 파견된다면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 상황 등을 공신력 있게 검증 가능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 정부에 교육정책 관련해 권고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EI는 세계 최대 교원조직이고, UN(국제연합) 전문가 패널로 참여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은 기구이기에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조치, 입장 등을 표명하지 않고는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I와 꾸준히 소통해 온 점을 바탕으로 이 대변인은 “EI가 에듀테크에 대해 일부 효과가 있다고 한 건 사실이나, 부정적이고 우려되는 부분 또한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또한 디지털교육 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교원단체와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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