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Qoo10) 대표가 파산 위기에 처한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고 거래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입점 판매자(셀러)들이 주주가 되는 형태로 만들겠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데 대해 셀러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정산금을 받지 못한 중소상공인 셀러들은 경영에 큰 차질이 생기며 생계를 위협 받는 상황인데다, 티몬과 위메프라는 판매 채널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여 케이-커머스(K-Commerce)를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한 셀러들의 채권을 전환사채로 한 뒤, 기존 지분 감자 등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 합병 법인이 큐텐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티몬·위메프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표자 심문을 여는데, 이에 앞서 본인의 회생 계획을 밝힌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을 신청하면서 회사 정상화 시간을 벌기 위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도 함께 신청했다.
하지만 셀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피해자 단체 대화방에서도 “신뢰는 다 깨졌는데 갑자기 협동조합을 하자는 거냐”, “셀러들은 당장이 죽겠는데 혼자 그림을 그린다”, “돈을 줘야 뭘 할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미 사회적인 논란이 되면서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데다 지급 불능 사태 이전부터 두 법인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는데, 단순히 합병을 한다고 해서 어떤 셀러와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이용하겠냐는 지적이다.
티몬에 입점했다 10억원 가량을 정산받지 못하고 있는 한 셀러는 “정산 지연 사태 초기에 보상안으로 내세웠던 큐텐 상장 시 지분을 주겠다는 내용에서 크게 나아진 게 없는 것”이라면서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구 대표의 구상과 달리 티몬과 위메프는 각자 살 길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회사 매각을 시도 중이다. 다만, 해당 업체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곧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날 오전 조선비즈와 나눈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다음주 중 발표 계획을 정리해 진행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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