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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韓 ‘중진국 함정’ 극복 과정 조명… “韓 개발사, 중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

조선비즈 조회수  

월드뱅크 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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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년 간 한국은 경제 역사상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뤄냈다.

(Over the last seven decades, Korea has engineered the most remarkable transformation in recorded economic history.)

WB, 2024 세계개발보고서 ‘중진국 함정’ 中

세계은행(WB)이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선진국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하는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WB는 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비결로는 적극적인 해외 아이디어 도입과 외환위기를 구조개혁의 기회로 활용한 것을 꼽았다.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여성의 적극적인 노동 참여도 중진국 함정 타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1일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 중진국 함정(World Development Report : middle-income trap)’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진국 함정을 타개하기 위해선 투자(Investment)와 기술 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3i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WB는 국가 발전 단계에서 개도국 단계에서는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을 시작하지만, 중진국 단계 이후로는 투자 확대만을 통한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해외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생산성 제고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관습을 ‘창조적 파괴’하려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를 유치해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성장한 나라가 기술 도입과 혁신을 추진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는 현상이 ‘중진국 함정’이란 것이다.

WB는 중진국 함정에 빠진 대표적인 사례로 ‘브라질’을 꼽았다. 브라질은 1970년대 중진국으로 성장했지만, 정부가 외국 기술 도입 대신 자체 기술 확보에만 전념하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고 WB는 꼬집었다. 보고서는 “외국 기술을 도입하면 국내 불평등이 심화하고, 서양국가에 의존할 것을 우려해 국내 주도 경제 성장 전략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반면, 한국은 중진국 함정을 돌파한 모범사례로 꼽았다. 한국의 성장에 대해 WB는 ‘성장 슈퍼스타(The growth superstar)’라고 표현했다. 한국 경제 발전사를 개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required reading)’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WB는 한국이 금융시장 개방 및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으며, 해외 기술의 도입 및 기술개발(R&D),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생산성을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WB는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해선 금융·재벌에 대한 개혁과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봤다. 보고서는 “한국의 금융위기는 혁신, 재구조화, 성장에 있어서 경제에 역설적인 영향을 줬다”며 “개혁과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혁신 주도 성장으로 이어졌고, 한국이 고소득 국가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30년 전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끈 발전 전략을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한 것을 인용하면서 “오늘날 중진국이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50년 만에 달성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WB 중진국 정부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3i 전략’이 작동할 수 있도록 사회 엘리트와 지배적 기업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방해하지 않게 규율하고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개방을 통한 자본 유입 확대도 제언했다.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vilifying)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기후변화가 중진국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지만, 되려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적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지성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장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제기구가 한국의 성장 역사를 극찬하고 개도국의 성장 사례로 제시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생산성 제고, 공정경쟁 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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