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지원자 단 ‘104명’…정부, 결국 추가모집 진행

‘빅5’라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등에 지원한 전공의도 45명에 불과했다.

이에 복지부는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이달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상세한 일정은 8월 초 공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 수련병원들이 모집하겠다고 알린 전공의 인원은 7645명(인턴 2525명·1년 차 레지던트 1446명·2~4년 차 레지던트 3674명)이었지만, 이번 모집에서 인원을 거의 채우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전공의 모집으로 의료공백을 해소하고자 했던 정부 계획은 위기를 맞게 됐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사후 구제나 선처는 없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다가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5개월 간 행정제재 등의 마감 시한만 6차례 내놨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복귀에 대해 지속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당초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일부 결원에 대해서만 소규모로 이뤄진다. 

이외에도 복귀를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 하반기 모집 응시자에 한해 ‘수련 특례’를 적용하도록 했다.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과목 복귀 제한’을 풀어주는 등 전문의 자격 취득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추가로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 연기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애초에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은 물론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한 ‘신상털기’ 등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의대교수들의 전공의에 대한 ‘수련 보이콧’도 이번 모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지난 19~25일 전국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의대교수 3039명 가운데 50.2%(1525명)가 하반기 전공의 수련 모집 과정에서 전공의를 아예 선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이콧 행위 발생 시 여러 가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 역시도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 같은 전공의 모집 결과가 나오자 대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종료됐지만 우리의 예상대로 지원율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갈라치기 술책과 행정명령 철회, 수련 특혜 등 당근책은 전공의들에게 통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누차 주장했듯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그 어떤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실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지원 저조로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전공의 없는 병원인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는 지난 5월 1차 회의를 개최해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보상 개편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또한 정부는 구체적인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향후 의료인력 수급 추계 방안이 담긴 1차 의료개혁안을 이달 내 발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