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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이재용 없는 자택서 ‘JY 파업 책임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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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노조 이슈에서 한발 비껴나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책임있는 자세를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7월 29일부터 3일간 사측과 벌인 집중교섭 결렬에 따라 전삼노는 시민 사회단체, 법조계, 국회와 연대하는 등 사회적 이슈화를 통한 파업을 이어간다.

전삼노는 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이 4년 전 언급한 ‘무노조 경영 폐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 이광영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모습 / 이광영 기자

이 회장 자택 앞은 전삼노에게 상징적인 장소다. 전삼노를 포함한 4개 노조는 2년 전인 2022년 4월 이 회장의 자택에서 매일 집회를 이어간 적 있다. 이 회장은 7월 29일(현지시각)부터 2박 3일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의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서 열리는 구글의 ‘비공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이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4년 전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그룹 총수임에도 아무런 메시지가 없고 해결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직원들만 목소리를 내는 중인데, 파업 해결을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8일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 당시 이재용 회장은 ‘바지회장’일 뿐이라며 정현호 사업지원 TF 부회장의 책임을 강조했다. 당시 전삼노 집행부는 결의대회 단상에서 정현호 부회장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노조가 정현호 부회장에서 이재용 회장으로 타깃을 변경한 듯한 움직임을 묻는 질문에 손 위원장은 “노조는 그룹 총수로서 이재용 회장이 파업 사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호 부위원장은 “이 회장뿐 아니라 정현호 부회장,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 등 의사결정권자를 모두 혼낼 것”이라며 “8월 중 이들의 자택 앞 시위를 위해 집회 신고도 이미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집중 교섭 기간 노사는 견해차를 일부 좁히긴 했다. 하지만 전삼노가 막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포인트를 요구한 것에 사측이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사측이 여가포인트(웰스토리)에서 패밀리넷 포인트로 절충하는 듯했지만, 50만원과 200만원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성과급 지급 제도와 노조원 만의 베이스업(공통 인상률) 0.5% 추가 인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성과급은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투명하게 제도화 해달라는 것이며, 조합원 임금 0.5% 인상도 월급 기준 평균 3만4000원 수준이다”라며 “삼성전자에 헌신했던 우리를 인정해달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또 7월 31일 삼성전자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사측이 “생산에 차질 없다”는 입장에 반박했다. 이 부위원장은 “반도체 공정은 하루 이틀로 당장 타격이 나타나지 않으며 회사가 교묘하게 숨기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확인하기로는 반도체 공정 중 필름 공정에서 문제가 생겨 웨이퍼 1000랏(lot)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전삼노는 5일 국회에서 추가로 기자회견을 연다. 향후 더 큰 투쟁으로 가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다른 노조와 연대 의지도 드러냈다.

이 부위원장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만들어질 노조와 연대할 것이고, 미국 상무부에도 전삼노의 파업과 관련한 서한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5일 전삼노의 대표교섭권 지위 만료 가능성과 관련해선 최대한 파업을 끊김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부위원장은 “동행노조를 제외한 노조들이 따로 교섭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동행노조는 물론 신규 설립 노조가 사측과 교섭을 진행할 경우 누가봐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며, 이를 지켜보는 직원들의 시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화가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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