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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4.28달러(4.26%) 오른 배럴당 77.92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상승 폭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72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9달러(2.66%) 올랐다.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 암살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유가를 끌어 올렸다.
하니예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됐다. 아랍권 언론들은 하니예가 전날 열린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이란을 방문했다가 숙소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이란과 하마스는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하마스가 하니예의 사망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하메네이가 긴급 소집된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하메네이는 하니예 암살 뒤 발표한 성명에서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며 “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군 통수권자기도 한 하메네이는 공격과 함께 전쟁이 확대되면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방어 계획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NYT는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수급 긴축을 의식한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기준으로 거래되는 원유 선물의 고평가 우려가 완화돼 매수가 몰린 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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